북한 스마트폰용 축구 게임에 손흥민·김민재·이강인이 없다?

한국 포함해 아시아 선수들은 게임에서 쏙 빼…선수 및 클럽 이름 모두 북한식으로 표기

북한 스마트폰용 축구 게임 ‘국제축구련맹전2.0’ 화면.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얼굴 사진과 영상이 시작화면에 나타난다.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개발한 축구 게임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등장하지만, 손흥민·김민재·이강인 등 한국의 유명 축구 선수들은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는 북한 대영신좌문합작회사가 제작한 스마트폰용 축구 게임 ‘국제축구련맹전2.0’를 입수했다. 해당 게임은 ‘국제축구22’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나오는 것으로, 앱 이름과 게임 안의 선수 명단 등을 볼 때 2022년을 기준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는 메시, 호날두뿐만 아니라 킬리안 음바페, 케빈 더 브라위너 등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선수 이름은 ‘메씨’, ‘끄리스띠아노 로날도’, ‘음바쁘’, ‘데 브뢰이네’와 같이 북한식으로 표현됐다.

그러나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한국 축구 선수들은 게임 내에서 찾을 수 없었다. 한국 선수 외에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선수들의 이름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는 아시아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노출해 주민들의 호기심을 유발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게임은 브라질, 프랑스, 이집트 등 41개 국가대표팀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게 돼 있었지만, 역시 이 중에는 북한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북한 스마트폰용 축구 게임 ‘국제축구련맹전2.0’ 화면. 유렵을 포함한 여러나라의 다양한 축구팀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 사진=데일리NK

또한 게임은 잉글랜드 최상급(영국 프리미어리그), 에스빠냐1부류(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도이췰란드1부류(독일 분데스리가) 등을 포함한 유럽 및 남미 축구 리그와 그에 소속된 클럽팀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도 있게 돼 있었다.

흔히 유럽 축구클럽 3대장이라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FC 바이에른 뮌헨 등도 선택할 수 있는 목록에 있었는데, 이 클럽들의 이름 역시 북한식으로 ‘바르쎌로나’, ‘바이에른 뮨헨’으로 표시됐다.

눈에 띄는 점은 클럽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로고 내 영문 표기는 모두 북한말로 바꿔 표기한 점이다.

손흥민이 몸담고 있는 토트넘 훗스퍼 FC도 있었으나 해당 클럽을 선택하면 나오는 선수 명단에 손흥민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 스마트폰용 축구 게임 ‘국제축구련맹전2.0’ 화면. ‘감독 방식’으로 게임을 시작하면 축구팀을 후원할 수 있는 단체 목록이 나온다(위), 유럽 유명 축구팀의 선수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지만 한국선수는 명단에 없다(아래). /사진=데일리NK

이밖에 게임에는 유명 축구인들의 영상이나 사진도 나왔다.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 메시가 지난 2021년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FC로 이적하는 내용의 영상이 나오고, 그 외 사진으로는 호날두, 음바페 사진과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사진이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축구 게임에서 선수들의 얼굴 사진과 클럽 로고 등을 사용하려면 FIFA 또는 개별 구단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취득했는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게임은 ‘경기대회’, ‘감독 방식’, ‘친선경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특히 축구 구단을 운영하는 형식인 ‘감독 방식’으로 시작하면 ‘후원단체 선택’ 화면이 나오는데, 후원단체 목록에 ‘려명골프여행사’, ‘조선오륜무역총회사’,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 등 북한 회사 이름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