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쌀 가격 오름세 주춤…옥수수 가격은 계속 올라

중국으로부터 쌀 수입 활발한 영향인 듯…달러보다 위안 환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

2018년 10월께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 풍경. /사진=데일리NK

지난달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던 북한 시장 쌀 가격이 최근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 당국이 쌀 수입을 확대하면서 쌀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836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16일 당시보다 60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역 시장에서도 쌀 가격 강보합세가 나타났는데,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 지난 2일 쌀 1kg은 8600원에 거래됐다. 2주 전보다 100원 오른 것으로, 혜산 시장의 쌀 가격 상승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예년의 경우 3월 초순부터 춘궁기가 시작되면서 7월 초 밀·보리·감자가 나오기 전까지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연초부터 북한 시장 쌀 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을 띤 바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께 쌀 가격 하락세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도 나타났지만, 이달 들어 다시 쌀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 시장의 쌀 가격 보합세는 북한의 쌀 수입 증가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의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부터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평안북도 신의주로 들어가는 화물트럭에 실리는 대북 반입품 가운데 쌀이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다.

단둥에서 신의주로 들어가는 쌀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하루에 최소 수십 톤 많게는 100여 톤의 쌀이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최근 북한 당국은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에서 함경북도 나선 원정리, 지린성 창바이(長白)에서 양강도 혜산시 구간을 통해서도 쌀을 활발하게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쌀 수입이 두드러지게 확대됐다는 게 대북 소식통들의 이야기다.

현재 북한이 중국을 통해 들여가는 쌀은 대부분 수분과 찰기가 부족하고 저렴한 장립종이라고 한다.

이렇게 쌀 수입이 증가하면서 북한 시장에서의 쌀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저소득층의 주식인 강냉이(옥수수) 가격은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북한 돈 340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 가격보다 9%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역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평양보다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상승세가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일 혜산의 한 시장 옥수수 1kg의 가격은 3600원으로, 2주 전보다 5.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북한 시장의 달러, 위안 환율도 각기 조금씩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원·달러 환율은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 원·위안 환율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2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2만 100원으로, 지난달 16일 조사 당시 환율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이 같은 달러 환율 보합세는 신의주나 혜산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2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2480원으로, 지난달 16일 조사 당시보다 6.9% 올랐고, 신의주와 혜산의 위안 환율도 2주 전보다 각각 5.9%, 4.2% 상승했다.

북한에서 달러 환율보다 위안 환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은 최근 신의주, 혜산 등에서 북중 간 육로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