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병 치료나 휴식이 필요한 군인들을 수용하는 군(軍) 요양소와 휴양소를 ‘특수군사교류 위수구역’으로 지정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함경남도 신흥군에 있는 인민군 제47요양소와 평안북도 구성시에 있는 인민군 백송원휴양소가 특수군사교류 위수구역으로 지정됐다”며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기존의 사민 종업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우(위)에서 내려보낸 새로운 종업원들로 임시 교체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러한 조치는 해당 시설에서 이뤄지는 특수 군사 활동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대외적으로 특수군사교류 위수구역 지정 목적을 ‘부상병 수용’으로 밝히고 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 등 외신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9일 러시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다친 러시아 부상병 수백명이 북한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뤄 제47요양소와 백송원휴양소가 특수군사교류 위수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이와 연관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식통은 “이 시설을 잘 아는 군 관계자들에 의하면 해당 시설에 부상 치료 명목으로 입소한 군인들은 모두 건강한 상태이며, 이들은 일반적인 재활 치료 활동과는 거리가 먼 군사 훈련과 기술 교류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들이 병상이 아닌 훈련장에서 현대식 드론 운용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했다.
해당 시설에 원래 있던 병상이나 의료 설비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수용된 인원들의 주요 활동은 전술 훈련이나 전투 시뮬레이션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특수군사교류 위수구역 지정과 함께 해당 시설에 파견된 종업원들도 현재 훈련에 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러시아에 보내질 인원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해당 시설에 오랜 기간 근무해 온 지역의 사민 종업원들은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나오게 된 것에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급박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현지 주민들은 민감한 군사 정보 유출을 철저히 통제하려는 내면적인 의도가 엿보인다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해당 시설이 북러 간 군사 협력을 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로씨야(러시아) 파병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 마당에 지역 주민들은 실전 경험 전수를 위한 고도의 군사적 협력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로는 (북러 간) 군사 교류를 하는 것인데 이를 은폐하기 위해 부상병 수용이라는 가죽을 씌워놓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들이 많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상호 방위 내용을 포함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으며, 이 조약은 지난해 12월 4일 공식 발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