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에 北 외교·군사 부문 일각에서도 우려 제기돼

지나친 러시아 의존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北 당국, 분위기 감지하고 사태 파악 나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최대의 국빈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최근 한층 심화하고 있는 북러 밀착 움직임에 관해 당 및 군 내부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와 이상 분위기를 감지하고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최근에 로씨야(러시아)와의 관계가 김정은 동지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긴밀히 조정되고 로씨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 부서들과 군부에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인민군 총정치국이 구체적으로 료해(파악)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달 초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외교 등 일부 당 정책 담당 부서들과 군부에서 러시아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몇몇 간부들 사이에서 러시아와의 경제적, 군사적 협력이 당의 주체적 노선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당 정책 담당 부서들에서는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과정에서 광물자원 생산 및 무역 관련 이권 배분 문제로 내부 경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외교 부문에서는 러시아 일변도 정책이 중국과의 전통적 우호 관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가 하면 군부 일각에서는 러시아와의 군사기술 협력 강화가 단기적 전력 증강에는 효과적이나 자주국방 노선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가 기술 지원을 명목으로 군사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소식통은 “일부 군 원로들은 로씨야 측과의 군사 협력 증대가 전략적 자율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하는 분위기이며 또한 최신 기술 도입에 따른 전술 운용 변화와 관련해 전통적 지휘 체계와 충돌하는 문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군부 내에서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러시아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경계하는 신중파 간의 의견 대립이 체제 안정에 대한 위협 요소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사태 파악에 나선 북한 당국은 이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책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우선 로씨야와의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외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불필요한 외교적 부담을 줄이고, 군 내부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에 부쩍 신경을 써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며, 자주국방 강화의 일환으로 자체적인 무기 개발과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로씨야와의 전략적 협력을 당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조율하며, 당원들 사이에서 주체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학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