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락원기술개발소 자체 개발 액정TV, 성황리에 특별판매

4일부터 평양 시내 백화점·외화상점서 판매…가격 상당하지만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24년 11월 20일 ‘자주와 친선,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제16차 평양가을철국제상품전람회가 전날(19일)개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이번 전람회에 차려진 광명락원기술개발소 부스 모습으로, 뒷벽에 ‘지능형 TV’라고 적힌 간판이 눈에 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평양에서 광명락원기술개발소가 자체 개발한 액정TV ‘광명’의 특별판매가 성황리에 진행 중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평양 시내 백화점과 외화상점들에서 ‘광명’이라는 이름의 수자식(액정)TV 특별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특별 판매는 열흘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판매되는 액정TV는 곽명락원기술개발소가 자체 개발해 새로 선보인 것으로, 전력 소비가 적다는 것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히 특별 판매가 진행되는 매장 앞에는 ‘25인치, 28인치, 32인치, 42인치, 55인치 등 다양한 규격과 디자인, 실용성이 조화롭게 결합돼 주민 생활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의 통지문도 붙었다는 전언이다.

가격은 크기가 가장 작은 25인치가 150달러, 28인치가 200달러이고, 그 이상은 500달러가 넘어간다고 한다. 실제로 32인치는 500달러, 42인치는 700달러, 50인치는 1000달러에 판매되고 있어 일반 시민들이 구매하기에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대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시장물가 조사에 따르면 2월 2일 기준 평양의 원·달러 환율은 2만 1000원으로, 이를 근거로 계산하면 가장 저렴한 TV 가격인 150달러는 북한 돈 315만원에 해당한다.

북한 시장에서 쌀 1kg이 8000원에 거래된다고 볼 때 150달러는 쌀 390kg가량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평양 시민들 사이에 좋은 물건은 미리 장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판매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광명락원기술개발소가 작년에 지능형TV ‘락원’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번 수자식TV ‘광명’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지능형TV를 생산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이 다른 데보다 더 좋다는 말도 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명락원기술개발소가 개발한 제품은 품질이 좋다’는 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액정TV를 장만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다만 이번 특별판매는 북한 내 소비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도 평가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때를 놓치지 말고 물건을 구해야 한다면서 득달같이 달려들고 있지만, 이번 특별판매 소식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새로운 제품이 나오고 품질도 좋다는 말이 돌면 가지고 싶어하는 욕구를 감추지 않는다”며 “사회 구조상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지만, 부유층은 그런대로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북한)의 현실”이라고 했다.

한편, 지방 대도시의 일부 돈 있는 주민들도 이번 TV 특별판매 소식에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남포특별시, 평안북도 신의주시, 평안남도 평성시 등 대도시 돈주들을 중심으로 지인을 통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TV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