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소학교(초등학교) 입학 철이 다가오면서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자식을 좋은 학교, 좋은 학급에 배정받도록 하려는 학부모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요즘 소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의 부모들이 학교장들과 접촉하며 자기 자식이 좋은 학교, 좋은 학급에 배정되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여기(북한)서는 좋은 학교나 좋은 학급을 배정받으려면 부모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북한 소학교들은 유치원 졸업 아동을 대상으로 학령 전 아동 조사를 실시한다. 소학교 교사들이 지역을 돌며 입학 대상이 되는 아동들을 파악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조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학부모들이 조사 과정에서 일단 자식의 이름을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후에 원하는 학교나 원하는 담임이 맡은 학급에 배정되게 하려 학교장들과 뒷거래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북한의 소학교는 고정 담임제로, 한 번 배정된 담임 교사가 입학 때부터 졸업 때까지 학생을 쭉 맡기 때문에 부모들은 좋은 담임을 만나는 것에 크게 집착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좋은 선생이란 가정 형편이 너무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잘 배워주는(가르치는) 선생”이라며 “한 번 맡은 선생이 5년을 책임지니 부모들 입장에서는 좋은 첫 선생을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만 이런 입학 경쟁에 낄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는 “돈 있는 부모들은 큰돈을 써가며 교장들과 사업해 자식을 원하는 학교, 원하는 학급에 배정되게 하려 하지만,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부모들은 그러지 못하니 인민반장에게 학령 전 조사 명단을 넘길 때 자식의 이름을 제외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정도”며 “그렇게 학령 전 조사에서 제외시킨 뒤 학급 편성이 완료될 때까지 학교 등록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부모들이 자식을 더 좋은 선생에게 보내려는 열망이 커지면서 선생들도 민감해지고, 교장들도 유능한 학부모를 (다른 학교에) 빼앗기지 않으려 사활을 걸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열이 높은 일부 학부모들은 일종의 영재학교인 도 제1중학교에 자식을 보내려 도 제1중학교 입학시험 준비를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지도교사를 보유한 소학교에 자식을 입학시키려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모든 소학교가 도 제1중학교 시험 지도교사를 보유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지도교사가 있는 학교, 학급에 자식을 배정시키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도1중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일반 학교에서 매년 나가는 농촌 동원도 안 가고 또 군대에 나가지 않아도 되며 평양에 있는 중앙대학에도 갈 수 있어 열성 있는 부모들의 경쟁이 과도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