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도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병원을 찾는 대신 시장에서 구한 약으로 자가 치료를 하고 있다. 주민들이 시장에서 구매하는 의약품은 대부분 수입산이라는 전언이다.
20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개천시를 비롯한 도내 여러 지역에서 고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 독감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영유아와 고령자를 중심으로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독감 증상이 심한 감기와 비슷해 주민들은 ‘독감기’라 부르고 있다”며 “고열과 함께 호흡 곤란 등 심각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고열 없이 기침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병원에 가도 제대로 된 처방을 받을 수 없고 돈만 쓰게 된다”며 “이런 이유로 대부분 병원보다는 시장에서 약을 사 자력으로 대처하는데 코로나 때보다는 시장에서 약을 다양하게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당시 국경봉쇄로 무역이 통제될 때는 시장에 나가도 약을 구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무역이 확대되면서 시장에서 수입 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는 수입산 종합감기약과 항생제인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 알약 및 주사약, 암피실린(Ampicillin) 등이 팔리고 있는데, 북한 주민 대부분은 독감 증세가 나타나면 종합감기약과 항생제를 함께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이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의약품이라며 보내온 사진에는 ‘Levona-500’이라는 항생제와 ‘Cold Fit Plus’라는 감기약이 담겨 있다. 이 약들은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인도나 파키스탄산 약들이 북한에 활발히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앱으로 약 주문하면 배달까지?…북한 앱 ‘건강 3.0’ 입수)
이런 수입 약은 시장에서 북한 돈 5000원에서 3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일반 주민들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북한에서 생산된 약품보다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어 주민들은 수입 약을 선호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의 처방 없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몸 상태를 진단하고 약을 사 먹거나 무조건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쉽게 증상이 낫지 않는 것은 물론 심지어 부작용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시장에서 수입 약을 이전보다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은 좋은 일이지만 무슨 증상이든 항생제부터 먹으니 내성이 생겨서 약을 먹어도 빨리 낫지 않는다”며 “이런 실정에 점점 독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 불안함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