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석탄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사회주의 애국탄증산운동’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최근 탄광 지역 여맹원까지 동원해 석탄 수집을 지시하고 있다. 이에 여맹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역 여맹위원회가 덕천시탄광연합기업소 산하의 탄광 지역 여맹원들을 동원해 석탄 수집에 나섰다.
사회주의 애국탄증산운동은 북한 당국이 석탄 증산을 독려하기 위해 내건 대중운동이다. 최근 당국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주요 기업소에 더 많은 석탄을 보내겠다’는 명목을 내걸고, 사회주의 애국탄증산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탄광기업소들이 석탄을 증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양의 생산 보고를 하기 위해 여맹원들을 동원해 석탄 가루까지 모으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현재 제남 탄광 일대의 여맹원들도 애국탄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며 “석탄을 실어나르는 철길 옆의 흙을 긁어 모으거나 저탄장(석탄 저장소) 주변에 떨어진 석탄이 없는지 살피면서 여기저기서 탄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제남탄광은 덕천시탄광연합기업소의 6개의 대형 탄광 중에서도 비교적 질 좋은 무연탄이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비교적 생산량이 높은 탄광이라고 하더라도 화력발전소에 충분한 양의 석탄을 공급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여맹원을 동원해서 석탄 가루라도 긁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겨울이 되면서 최근 석탄 수요가 높아져 탄광에서 생산되는 석탄만으로는 각 기관과 기업소에 석탄을 충분히 보장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지역 여맹위원회 간부들이 애국탄 수집에 노력(인력)을 동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렇게 여맹원들이 모은 수집탄은 사회주의 애국탄증산운동의 ‘아름다운 본보기’로 평가돼 생산량으로 기록되고, 사회 복지 목적의 병원이나 합숙 시설 등에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여맹원들을 동원해 모은 수집탄은 질이 떨어져 실제로 연료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식통은 “이물질과 흙 등이 섞여 있는 수집탄은 화력을 내기는 커녕 불을 지필 수도 없다”며 “석탄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을 모아 성과로 기록하고 석탄 생산을 많이 한 것처럼 포장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여맹원들이 모은 수집탄을 실어간 시 체육구락부에서는 석탄으로 때는 보일러 불이 계속 꺼져 학생들이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석탄 수집에 동원된 여맹원들도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추운 겨울날 석탄 가루라도 긁어 모으려고 언 땅을 헤치는 여맹원들은 여맹 간부들을 원망하고 있다”며 “어차피 석탄으로 쓸 수도 없는 석탄 가루를 모으는 쓸데없는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