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북한 이동통신사 ‘강성’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에 새로 출시된 건강 측정 블루투스 시계 판매 홍보 게시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평양과 지방 간에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NK가 입수한 ‘강성 이동통신 3.0’ 앱에는 지난해 10월 1일 ‘새형의 건강 측정 블루투스 시계들의 판매와 관련하여 중성정보통신기술교류소에서 알리는 소식’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출시된 블루투스 시계 판매를 홍보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당시 새로 출시된 건강 측정 블루투스 시계는 착용감이 뛰어나고 여성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여러 색상과 형태로 제공되며 가격도 저렴하게 판매된다.
다만 소식통은 “이런 글을 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사는 곳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라고 전했다.
우선 수도 평양에서는 새로운 기기의 출시에 호기심을 보이는 주민들이 비교적 많았고, 홍보 또한 잘 먹혀드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특히 평양의 중년 여성들 사이에 반응이 좋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손목시계가 색깔도 곱다”, “가격이 눅어서 좋다”는 등의 호평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평양 사람들은 수도시민답게 최신 기술과 유행에 민감하다”면서 “평양 사람들은 잘 먹지 못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많은 품을 쏟고 있다”고 했다.
반면 지방의 주민들은 이런 홍보 글에 대체로 차가운 반응을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지방 사람들은 건강 손목시계에 별로 관심이 없다. 이건 돈이 있고 없고의 문제도 있겠지만, 평양과 지방의 (문화적) 차이 때문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함경북도의 한 기계공장에서 일하는 40대 남성은 “손목시계 하나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온 하루 일하느라 서있고 아내의 장삿짐을 아침저녁으로 옮기느라 쉴 새가 없는데 언제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건강을 챙기겠느냐”며 매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함경북도 주민은 “축전지(배터리) 수명이 길다고 했는데, 집에서 축전지를 충전하는 것도 힘들다. 충전하려면 공장에 전기가 왔을 때 작업반장의 눈치를 보면서 충전을 해야 하는데 차라리 그 시간이면 돈 벌 궁리를 더 하겠다”며 북한의 열악한 사정을 언급해 가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장 먹고사는 것이 시급한 현실에서 기기 같은 것을 구매해가며 건강을 챙길 여유도, 여력도 없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일부 사람들은 블루투스 손목시계를 ‘감시용 기기’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쩍(걸핏)하면 검열하고 단속하는데 괜히 시계를 차고 다니다가 시끄러운 일에 말킬(휘말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운 기기를 홍보하고 구매를 독려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의구심과 불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