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산업 거점으로 주목 받는 함경북도, 여건 조성에 골몰

대북 제재 속 외화 확보 위해 관광 산업 활성화에 총력…국가적 관심 쏠리자 일꾼들은 부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칠보산 전경.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 외화를 벌어들일 요량으로 관광 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함경북도는 당국의 지시에 따라 관광 여건 조성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인민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내각 산하 국가관광총국으로부터 칠보산 여행사의 원활한 업무를 위해 물질적, 기술적, 행정적 조치를 마련할 것과 나선시와의 연계성을 높여 연말까지 목표한 외화벌이 계획을 초과 달성할 데 대한 통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함경북도는 관광객 수송을 위한 예비 버스를 마련하고, 겨울철에 대비해 기존 여행사 차량의 정비 및 보수를 진행하는 한편, 차량의 도색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 비행 안전을 위한 조치로 청진공항(어랑) 활주로 제설 비상 대책을 수립해 항공기 운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군부대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소식통은 “청진버스공장에 버스 도색 지시가 내려졌는데, 도에서 무조건 사흘 안에 관광버스 7대를 색칠하라고 해 공장 노동자들이 번갯불에 콩 닦듯이 급하게 작업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도색에 필요한 분무기가 하나밖에 없어 버스 윗부분에만 분사하고 바퀴 쪽은 솔(붓)로 칠하다 보니 노동자들 속에서 ‘세계지도가 됐다’(난잡하게 됐다)는 비아냥이 나왔다”고 전했다.

함경북도는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도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이런 지리적인 이점을 감안할 때 함경북도는 관광 산업을 통한 북한 외화 수입의 주된 원천지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함경북도는 명승지로 꼽히는 칠보산과 경성온천 등 다수의 관광지를 보유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에도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핵심 관광 산업 거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초 북한 청진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은 자신들의 웹사이트에서 올해 현재까지 1000여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했으며, 그중 약 400명이 함경북도와 나선지구를 방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전체 관광객의 약 40%가 함경북도와 나선시를 찾았다는 의미로, 이곳이 북한 관광 산업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 외화 확보 전략으로 관광 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관심도 자연히 함경북도에 쏠리고 있는데, 이 같은 국가적 관심은 도 인민위원회를 비롯해 연관 단위 일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한다.

관광 산업의 성공 여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체류 경험에 달려 있어 이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꾸준히 발전시키고 질적인 향상을 도모해야 하는 과제가 늘 뒤따르고 있지만, 국가적 지원 없이 자체의 힘으로 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칠보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보통 민숙(민박)에서 숙박하는데, 그래서 관광객들이 머물 때면 전기가 조금씩 공급되긴 하나 불쑥 끊어지는 일도 빈번하다”며 “그럴 때마다 일꾼들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실정이다 보니 일꾼들은 ‘위에선 지시만 내리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자력갱생을 하느라 죽을 지경’이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일꾼들은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도대체 뭐가 볼 게 있다고 오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