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김정은 연설 원문 암송 지시…군인 사상 교육 박차

806훈련소 정치부, 연설문 바탕으로 정치상학 진행 지시…군인 사상 무장과 싸움 준비 완성 강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가 지난 14~15일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 무력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고 사활적인 과업은 전쟁, 전쟁에 대처한 준비”라고 말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군이 12월 동기훈련을 앞두고 군인 사상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엄중한 한반도 정세 속 싸움 준비에 철저할 것을 요구하면서 군인들의 정신적·사상적 무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총정치국의 명령에 따라 806훈련소 정치부는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열린 제4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서 한 연설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 무력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를 바탕으로 정치상학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를 산하 부대들에 내렸다.

806훈련소 정치부는 이번 지시를 내리면서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이 미국과 한국 등에 있다고 주장하며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이라는 구호를 받들고 싸움 준비를 백방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군인이 실제 전투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전쟁에 돌입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특별히 현대전에 걸맞는 실천형 싸움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을 바탕으로 한 정치상학 진행 지시는 군인들을 정치사상적으로 결속시켜 전쟁 준비 완성을 이뤄내겠다는 북한군 당국의 궁극적인 목표 달성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정치상학을 통해 군인들이 김 위원장의 연설문 전문을 암송하도록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매주 3~4회 2시간씩 진행되는 정치상학에서 군인들은 정치지도원이 하는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이번에는 원수님(김 위원장)의 연설 원문을 모두 암송하라고 해 골(머리)을 앓고 있다”면서 “이달 말까지 (연설문을) 몽땅 외워서 검열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15일 김 위원장은 10년 만에 열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 참석해 “혁명무력의 최강의 무기도, 백전백승의 유일한 담보도 사상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공화국무력은 먼저 사상정신적으로 적을 압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우리와 대적한 미국놈들과 한국놈들은 극악한 반공사상, 멸공 정신을 고취하면서 극도의 전쟁 객기를 부려대고 있다”며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은 반공이 골수에 들어차고 멸공으로 길들여진 간악한 자들, 그 계급적 본성으로 하여 뒈질 때까지 칼을 벼리는 철저한 대결광들이라는 것을 군인들 마지막 한 사람까지 똑똑히 알고 한시도 잊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투철한 계급의식 무장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계급전선이며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싸움 준비”라며 “공화국무력은 우리 주권이 행사되는 모든 곳에서 적들의 온갖 침해행위를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제압할 수 있게, 유사시 부과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