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원 실무조 중·러 파견…첨단 군사 부품 확보 목적

자체 생산 불가능한 초소형 반도체 및 전기·전자 부품 北에 안전하게 들여보내는 것이 목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8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국방과학원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국방과학원을 둘러보고 있는 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대북 제재를 우회해 첨단 군사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국방과학원 연구원들로 구성된 기술 실무조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러시아 주요 도시로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해외에서 북한이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고사양 부품을 확보하고 이를 북한으로 보내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26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이달 초 대북 제재 대상인 초소형 반도체와 전기·전자 부품을 비롯한 고급 기술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10여 명의 기술 실무조를 중국과 러시아로 파견했다.

실무조의 주요 임무는 군사 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첨단 부품을 확보하고, 품질을 점검하며, 신뢰할 수 있는 조달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실무조가 해외에서 구하려는 부품은 북한의 국방력 강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부품이지만 현재 북한의 기술력으로는 자체 생산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실무조는 현지에 상주하는 브로커들과의 협력하에 초소형 반도체를 비롯한 필수 조달 부품들의 샘플을 확보해 살펴보고, 물류 수송 경로를 찾으며, 수출입 허가 절차를 밟는 일에 착수한 상태다.

무엇보다 국제사회의 제재망을 피해 첨단 부품들을 북한으로 안전하게 반입할 방안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제재 결의 2397호(2017년)를 통해 모든 산업용 기계류의 대북 직·간접 공급, 판매,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제재와 기술적 한계 속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부품 수입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고, 이번 실무조 파견 역시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이번 국방과학원 기술 실무조 파견은 국내에서는 ‘기술 전수’로 알려졌다”면서 “우리나라(북한)가 군사력 부문에서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들에 기술 방문단을 계속 보내고 있다고 수시로 선전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경제는 열악하나 국방은 강하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일부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실무조가 중국, 러시아 등 해외에서 확보한 첨단 부품들과 기술 자료들은 북한에 반입된 이후 즉각적으로 국방과학원과 연관 단위에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군사 장비 개발과 연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은 앞으로도 대북 제재를 우회한 첨단 부품 확보 및 반입 경로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어서 북한의 군사 기술력 확대에 따른 국제 질서와 안보 위협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파견 임무를 수행한 국방과학원 기술 실무조는 연말께 귀국할 예정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