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평안북도 수해복구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후 건설자들에게 선물이 전달된 가운데, 건설자들은 기대에 못 미친 선물에 적잖이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2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4일 김 위원장이 평안북도 수해복구 건설 현장을 찾으면서 건설자들에게 전달한 선물은 안전모, 세면·빨랫비누, 중국산 내의 한 벌, 양말 3켤레, 담요 등이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전달한 선물이어서 적어도 특식이나 그럴듯한 공업품이 아닐까 기대했던 건설자들은 생필품 선물을 받고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안전모는 건설자 대부분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고, 공사가 끝나면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에 뒤에서는 “이게 무슨 선물이냐”는 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선물을 쌓아놓고 촬영까지 하면서 원수님(김 위원장)의 은정을 선전했으나 정작 건설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선물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담요는 건설자들이 그나마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물건이지만, 그것도 개인 소유가 아니라 건설 단위 후방부의 관리 물품으로 지정돼 공사 기간에만 비품으로 사용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건설자들은 담요 한 장 그냥 선물로 줄 것이지 정말 의미 있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물건은 공동 비품으로 지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 하다못해 따뜻한 솜 동복(패딩)이라도 한 벌씩 주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입을 삐죽거렸다”고 전했다.
그나마 건설자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선물은 중국산 내의였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내의 한 벌이라도 중국산이어서 건설자들이 좋아했다”며 “이마저도 국내산 후줄근한 내의가 차례졌다(분배됐다)면 대놓고 선물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건설자들에게 전달한 선물 품목에 대해서는 현지 주민들도 상당히 관심을 보였으나 후에 어떤 것이었는지 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도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도 얼마나 줄 게 없었으면 안전모와 세면도구를 주겠냐며 수군댔다”며 “원수님 선물이라고 선전이라도 하지 말지 그랬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한편, 평안북도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의 현장 지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정치선전사업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두고서도 불만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할 데 대하여 주신 말씀 관철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정치선전사업 자료에 ‘원수님이 안겨주신 은정 어린 선물을 받아 안은 우리 건설자들’이라며 선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반감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지금 건설자들 속에서는 보잘것없는 물건을 선물이랍시고 줘 놓고 생색내면서 공사 완료 기한을 철저히 지키라고 지시하는 게 우습고, 그놈의 선물 소리만 들어도 신물이 난다는 비난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