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가정이 있는 기혼 남성들이 경제력 있는 미혼 여성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평성시에서 가정이 있는 남성들이 돈 있는 젊은 여성에게 접근해 이혼했다거나 심지어 자녀까지 있음에도 총각이라고 속이고 돈을 뜯는 사기 행각에 나서고 있다 ”며 “남성들의 이러한 행위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기행각을 벌이는 남성들은 초반에 여성들에게 친절을 베풀며 몇 달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 뒤 여성의 집에 드나들며 기회를 엿보다가 돈을 훔치거나 감언이설로 돈을 떼여내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평성시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이 같은 수법에 당해 금전적인 피해를 봤다.
미혼인 A씨는 결혼 후 이혼했다는 B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만나기 시작해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그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
그렇게 점점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A씨는 B씨를 집에 자주 들였는데, A씨가 잠시 집을 비운 지난 4일 집에 보관해 두고 있던 1000달러가 사라지고 B씨도 돌연 연락이 두절되는 일을 겪었다.
A씨는 B씨가 1000달러를 훔쳐 달아난 것이라 보고 그를 찾아 나섰고, 그러다 그가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특히 A씨는 B씨가 부모님 집을 자기 집이라고 속이고 실제로는 아내와 다른 곳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또 평성시에서는 지난 10일 30대 여성 C씨가 사귀던 남성 D씨에게 1500달러를 뜯기는 사건도 발생했다. 좋은 직업을 얻으려면 뇌물로 바칠 돈이 필요하다고 해 C씨가 선뜻 돈을 내어줬는데, 그 이후로 D씨가 종적을 감춘 것이다.
D씨는 제대군인인 데다 출신 성분이 좋아 돈만 있으면 소위 ‘먹을 알’이 있는 직업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에 C씨는 자신의 경제력으로 그를 뒷받침해 줄 생각으로 돈을 대줬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D씨는 기혼남에 남의 집에서 동거로 살아가는 형편이었고, 그는 자신이 진 빚을 갚는 데 쓸 돈을 뜯어낼 요량으로 의도적으로 C씨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최근 경제력이 있는 젊은 미혼 여성들을 상대로 한 남성들의 사기 행각이 이어지고 있어 여성들이 금전적 손해는 물론 인간적인 배신감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다만 피해 여성들은 소문이 나면 망신을 당한다는 생각에 안전 기관에 사기 친 남성들을 신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경제난, 생활난이 사람들을 사기 협잡꾼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요즘에는 정말 먹고 살기가 힘드니 별의별 협잡꾼들이 많이 생기는데 인물도 잘나고 성분까지 좋은 남성들까지 대놓고 사기를 치고 다니니 여성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