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택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교통안전원들의 과도한 뇌물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청진시에서 교통안전원들이 오토바이나 택시 등의 운전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뇌물을 요구하고 있다”며 “교통질서를 어기지 않았음에도 강제로 뇌물을 요구하고 있어 운전자들이 심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교통안전원은 교통이 혼잡한 사거리에 서서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고 보행자의 통행을 돕는 등 교통 정리를 하는 한편,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법규를 어긴 운전자들을 단속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교통안전원들은 이렇게 운전자들을 단속하는 권한을 이용해 여러 가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데, 예컨대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에게서 뇌물을 받고 무마해주는 식으로 자신들의 뒷주머니를 채우고 있다.
이외에도 교통안전원들은 이러저러한 구실을 대며 택시,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서 돈을 뜯어내 생계유지에 보태거나 상급에 상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요즘에는 교통안전원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액수의 돈을 요구하면서 운전자들이 버는 돈에 비해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실정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전에는 교통안전원들이 택시 운전사들에게 가다가 한 달에 한두 번씩 휘발유 10kg 정도나 200~300위안의 금액을 요구했다면 요즘에는 한 달에 2~3번씩 한 번에 500위안씩을 요구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운전사들이 뇌물로 나가는 돈만 한 달에 1000위안이 넘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택시 운전자들이 모는 차량이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중고 차량이라 자주 고장이 나고, 한번 고장나면 수리 비용이 많이 들어 적자가 더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의 한 40대 택시 운전사는 “요즘에는 교통안전원들이 매번 구실을 바꿔가며 숙제를 주고 500위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요구한다. 열받아서 한 번은 싸웠는데 보복으로 자기들끼리 약속했는지 가는 곳마다 30분 넘게 세워놓고 규칙도 뭐가 그리 많은지 이것저것 트집을 잡았다. 숙제를 해주고 편히 다니는 것이 나은데 또 그들이 요구하는 액수만큼 벌지 못하니 차라리 당분간 노는 편이 더 낫겠다 싶다”고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이밖에 오토바이로 목적지까지 사람을 태워다주고 돈을 버는 주민들 역시 최근 교통안전원들로부터 더 많은 양의 뇌물을 요구받고 있어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요즘엔 겨울 준비를 하는 철이므로 교통안전원들도 상급으로부터 받는 숙제가 늘어 운전사들에게 전보다 많은 액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토바이든 택시든 운전하는 사람들은 일반 주민들보다 생활 수준이 높긴 하지만 교통안전원들의 과도한 요구로 벌이가 줄어들고 심하게는 적자를 내는 상황에 이르면서 일반 주민들과는 다른 부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