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맹비난 특별정세 강연회…주민 초점은 딴 데?

한국 정치 상황 거론하며 윤 대통령 비난…간부들 "한국은 대통령이 잘못하면 시위 투쟁도 하는 곳"

2013년 8월 촬영된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에서 한국의 현 정치 상황을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맹비난하는 특별정세 강연회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괴뢰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초불(촛불)시위와 여러 정치적 상황들을 분석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특별정세 강연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정세 강연회는 지난 8일 오전 도내의 모든 주요 기관 및 1급 기업소 일꾼들을 대상으로 먼저 진행됐으며, 오는 15일까지 도내 모든 청년동맹, 여맹 등 근로단체 조직을 대상으로도 같은 내용의 강연회가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연회는 도·시·군당위원회 일꾼들이 직접 내려와 진행하는데, 지난 8일에 있은 강연에서는 가장 먼저 “매주 토요일마다 괴뢰한국에서 초불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노동자, 농민, 청년, 대학생, 야당 성원들이 들고 일어나 윤석열을 타도하는 시위”라는 내용이 언급됐다.

해당 강연회 강연자는 “윤석열은 민생을 파탄 낸 장본인이고 현재 대한민국을 전쟁 위기에 노출되게 한 장본인”이라며 “한반도가 전쟁에 휩싸이고 있는 것에 반감을 품은 한국 인민들이 초불시위 행진을 단행하며 윤석열 괴뢰와 그의 아내인 김건희를 찢어 죽이자는 대행동에 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강연자는 “이전에는 마치 정의롭고 공정한 검사인양 국민들을 속이고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 오른 윤석열이 지금은 공정과 상식을 버리고 아내의 비리를 덮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이날 강연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강연회에서는 “윤석열 괴뢰가 로씨야(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소중한 아들들을 파병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괴뢰한국이 전쟁에 군대를 파견하려고 한다는 것은 이제 공식화된 것”이라며 “우리도 앞으로 로씨야 형제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국가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북한은 이미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군인들을 보낸 상황인데, 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은 채 아직 이뤄지지도 않은 한국의 파병을 거론하며 비난을 가하는 아시타비(我是他非)식 행태를 보인 것이다.

강연자는 그러면서 “지금 조선반도(한반도)에 전쟁의 불구름이 몰려있으나 윤석열 괴뢰정권이 탄핵으로 망할 그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의 애국적 국민들과 힘을 합쳐 국토 점령 완정을 이룩해야 할 역사적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선동했다.

아울러 그는 “정세가 고조돼 있는 만큼 항상 동원된 태세에서 긴장하게 살아야 한다”며 철저한 경각심과 준비성을 강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연회가 끝나자 간부들 속에서는 정치적 의사 표현이 자유로운 한국의 민주주의에 관해 이야기하는 발언들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으로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것이 강연회의 목적으로 풀이되지만, 정작 주민들의 초점은 다른 곳에 쏠렸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몇몇 간부들은 ‘한국은 대통령 얼굴이 있는 사진을 찢고 이름을 부르고 해도 아무 문제가 안 된다’, ‘대통령이 잘못하면 저렇게 시위 투쟁도 하고 탄핵이란 것도 시킬 수 있는 곳’이라는 말들을 소곤소곤 나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