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시 국영상점들, 시 상업부 검열에 소금·젓갈 무상몰수돼

보고 않고 개인에게서 물건 들여와 돈벌이 했다 문제시…몰수된 물품은 탄원 노동자 합숙소로

과자 상점 종합과자 사탕 간식
북한 평양의 한 상점 내부. 다양한 과자류가 진열돼 있다. /사진=데일리NK

이달 초 평안남도 개천시 내 일부 국영상점이 시 인민위원회 상업부의 검열에 걸려들어 물품이 무상몰수 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개천시의 몇몇 국영상점이 겨울철을 앞두고 주민 수요가 높아지는 소금과 젓갈을 개인 투자자로부터 들여와 판매하다 시 상업부의 검열에 걸려들었다.

시 상업부에 보고하지 않고 물품을 들여와 판매해 수익을 챙기려 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소식통은 “나라에서는 국가의 통제권 밖에서 물품이 유통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개인들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상점들은 국가가 보장하는 물품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 보니 몰래몰래 개인들과 뒷거래를 하며 물품을 들여와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열 당시 상점들은 시 상업부 검열원들과 잘 협의해서 물품 몰수만은 막으려고 했지만, 다음날 개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후방부에서 나와 물자들을 모두 싣고 가버렸다”고 전했다.

결국 상점들은 국가의 원칙을 어긴 것이니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였고, 물품을 상점에 넣은 개인 투자자들도 앞으로 계속 거래를 해야 하니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그리 크게 들지 않은 소금과 젓갈의 원가를 감수하는 것으로 끝맺음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상점들은 이렇게라도 해야 국가계획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물품을 이렇게 전량 몰수한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시 상업부의 처사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에 검열에서 문제시돼 몰수된 소금과 젓갈의 양이 좀 되겠는데, 그게 다 어디로 갔나 지켜보니 대부분이 개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산하 탄광의 노동자 합숙소들로 향했다”고 말했다.

노동자 합숙소는 외지에서 탄원 진출해 현장에 오게 된, 아직 가정을 이루지 않은 노동자들이 숙식하는 공동생활 공간이다.

북한 당국은 탄광 등 험지에 탄원 진출한 이들의 생활을 당 및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보장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몰수된 물품이 탄광 노동자 합숙소들에 보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상점들은 시에서 노동자들에게 보장할 물품을 마련하기 위해 검열을 빌미로 내세운 것이 아니겠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국영상점이 개인 상점이 돼버린 지가 언제인데 시 상업부는 가끔씩 이러저러한 문젯거리를 가지고 갑자기 검열한다고 하면서 물품을 무상몰수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상점들은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