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지역 中 휴대전화 사용 단속 강화…주민 긴장 고조

함경북도 보위국, 중국 휴대전화 단속 그루빠 10여 명 파견…이동식 전파탐지기 들고 다니며 색출

/그래픽=데일리NK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함경북도 보위기관이 중국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하며 외부와 소통하는 주민들을 색출하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했다는 전언이다. 외부 정보 유입과 내부 정보 유출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함경북도 보위국은 회령시 보위부에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단속 그루빠(그룹)’를 파견했다.

회령시는 중국과 인접한 국경 도시로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해 물건을 수입하거나 한국 등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보내오는 돈을 전달해 주고 수수료를 챙겨 돈을 버는 주민이 많은 곳이다.

도 보위국이 중국 휴대전화 단속을 위해 새롭게 투입한 인력은 10여 명으로 기존에 회령시에 전파탐지 업무를 담당하던 보위원 10여 명에 더해 30명에 가까운 인원이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단속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전파탐지기를 가동해 중국 휴대전화 신호를 추적해 사용자를 색출하는 식으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도 보위국은 중국 휴대전화 단속조를 파견하면서 외부에서 돈을 받아 내부 주민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근절하는 것에 이번 사업의 목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한국이나 중국에서 보낸 돈을 받고 전달해 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간첩 행위로 보고 있다.

도 보위국이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한 송금 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전문 단속조를 파견하자 중국 계좌를 가지고 있으면서 송금으로 돈을 버는 화교들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도 보위국은 이번 단속조를 파견하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불법 자금을 수수하거나 관련된 활동을 한 경우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으며, 이를 단속하지 못한 보위원도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를 단속하지 못한 보위원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보위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도록 몰아세우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최근 함경북도 회령시 안전부가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를 소탕하기 위해 안전원들에게 단속 강화를 명령하며 적발 건수가 높은 안전원에게는 특진의 기회를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중국 손전화 단속 골몰하는 北, 안전원들에 ‘당근책’ 제시)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물론이고 안전원들까지 중국 손전화 사용자들을 들춰내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보위원들이 이렇게 많이 동원돼 단속을 하면 빠져나갈 구멍이 없을 것 같아 사람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과거에는 안전원이나 보위원들이 전파탐지기를 작동시키는 위치가 정해져 있어 이곳만 피하면 단속에 걸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단속원들이 다 이동식 전파탐지기를 가지고 다녀 언제 어디서 걸려들지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렇게 중국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자 주민들은 생계 수단을 잃게 생겼다며 울상짓고 있다.

소식통은 “중국 손전화를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돈을 주고받는 것은 모두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이라며 “우리가 나라를 팔아먹은 것도 아니고 그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인데 왜 이렇게 숨통을 조이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한편, 함경북도 보위국은 단속조를 연말까지 운영하면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단속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