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고 이른 시일 내 새 살림집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새 살림집 입주 시기는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이에 몇몇 수재민들은 당장 다가온 추위를 피하려 동거집을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신의주시 수재민들이 올해 안에 새집에 입사(입주)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천막과 같은 임시 거처에서 나와 구들과 지붕이 있는 동거집을 찾아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본래 10월 10일 당 창건일에 즈음해 새 살림집에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던 수재민들은 지난 4일 평안북도 의주군 어적리, 신의주시 하단리의 피해복구 건설장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피해복구 전투를 12월 당 전원회의를 맞으며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하라고 한 데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잦은 가을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는 한기(寒氣)를 견디기 어려운데, 12월에 가서도 새 살림집 입주를 확신할 수 없게 되자 큰 한숨을 내쉬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노약자와 어린이, 임산부들 위주로 여관이나 (농장) 작업반 선전실 등 공공건물에 임시 거처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재민들이 천막에서 지내고 있다”며 “계속 늦어지는 입사 시기를 걱정하던 일부 수재민들은 온 나라가 달라붙었으니 11월 중에는 (새 살림집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했으나 12월이라는 완공 날짜가 나오자 더 기다리지 못하고 동거집을 찾아 떠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완공 시기에 맞춰 그럴듯한 살림집이 지어진다 해도 실내장식 등에 직접 손을 대야 하고, 그러다 보면 실입주 시기는 더 늦어질 수밖에 없어 더 추워지기 전에 동거할 만한 집을 찾아 나서는 게 상책이라고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선뜻 천막을 떠나지 못하는 수재민들도 있는데, 이는 현재 신의주 지역의 동거집 시세와 때를 맞아 크게 오른 월동용 자재 가격과도 연관돼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단칸방이라도 최소 월에 강냉이(옥수수) 20kg은 줘야 하고 절기가 절기인지라 각자 부담해야 하는 땔감 가격도 비싸 하루 난방 비용이 하루 식량 가격과 맞먹고 있을 정도”라며 “그러니 동거집에 들어가는 것이 수재민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그나마 여유가 좀 되는 수재민들이 우선적으로 동거집을 찾아 떠나고 이러한 여유도 없는 수재민들은 국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주지 않을까 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