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의 지방 공업공장 건설에 투입된 군인들의 탈영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8일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평안북도 도내에서 추진되는 지방 공업공장 건설에 투하된 군인들이 현장의 열악한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 탈영하고 있다”며 “건설 속도 보장에 대한 극심한 압박감과 부상, 영양실조 등이 탈영의 기본 원인”이라고 전했다.
지방 공업공장 건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제시하고 각별히 챙기는 사업인 만큼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은 건설의 속도를 보장하느라 혹독한 노동에 내몰리고 있는데, 그 과정에 부상이 발생해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에 몰리다 감염이 발생하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잦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더욱이 건설 노동 자체가 체력적으로도 힘든데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라 군관들 속에서도 불만이 나올 정도니, 일선의 일반 군인들은 단순히 불만에 그치지 않고 탈영을 감행하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지난달 17일 평안북도 지방 공업공장 건설에 동원된 한 인민군 공병부대가 탈영병들을 잡아들여 탈영 이유를 묻자 대부분이 절망감을 느껴 탈영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붙잡혀 온 19세 탈영병은 “지방 공장 건설을 10년간 한다는 게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 방침인데, 그러면 내가 제대될 때까지 매해 건설만 하다가 제대될 것 아닌가. 우선 너무 배가 고프다. 거기에다가 노동강도가 너무 세서 끔찍하게 힘들다. 그래서 생활제대(불명예제대)되려고 도망친 것이다. 생활제대 시켜달라”며 울며불며 사정했다.
부대에서는 “생활제대되면 사회에 나가서 발전 가능성이 없을 텐데 일없겠느냐(괜찮겠느냐)”고 묻기도 했으나 이 군인은 “상관없다”며 지속해서 생활제대 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대에서는 이 군인의 요구대로 생활제대 처리를 해준다면 다른 탈영병들도 생활제대를 요구할 것이며, 그렇게 낙오자가 되게 하기보다는 제일 힘든 곳에서 군복무시키며 재교육해 강하게 단련시키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부대는 건설 현장들에 별도로 경무조를 조직해 주야로 근무 서게 하면서 탈영 사건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통제와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소식통은 “부대가 임시적인 조치로 탈영을 통제하고는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배고프고, 아프고, 힘든 군인들의 탈영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김 위원장이 올해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처음 제시한 것으로,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인민들의 물질문화 수준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올해 평안북도에서는 구성시와 구장군, 운산군이 지방 공업공장 건설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