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체류 중인 수재민들 복귀 임박? 곳곳서 정황이…

평양시 여맹 조직에 수재민 위한 먹거리 마련 지시 내려져…신의주시 일꾼들도 분주히 움직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평양에 올라온 수재민들이 금수산태양궁전,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능라인민유원지,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 만경대소년단야영소 등에 방문해 “평양 체류의 나날은 행복과 기쁨으로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평안북도 수재민들의 복귀가 임박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6일 “평안북도 큰물(홍수) 피해 지역의 복구와 재건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평양에 머물고 있던 신의주 주민들이 빠르면 이달 중순에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가장 난해했던 수해 지역의 복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보고가 올라온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지난달 26일 평양시의 동사무소와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조직들에는 평양에 임시 거주하던 수재민들이 돌아가게 됐을 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을 일부 마련해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전언이다.

오랜 타지 생활 끝에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게 되는 수재민들을 위해 따뜻한 이웃의 손길로, 진정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일에 동참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지시에는 구체적으로 매 가정에서 5~10kg 정도씩 김치를 내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수재민들이) 돌아가 당장 김치를 담글 형편이 못 된다는 것이 이유”라며 “평양시는 이를 위해 배추와 무 등 김장 재료 조달을 서둘러 보장해 줄 것을 약속했으며, 이에 현재 평양시 여맹이 선두에 서서 동사무소들과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라고 하지만 수재민들에게 줄 김치를 담그는 일은 사실상 동원 사업”이라면서 “가두여성(전업주부)들은 수해 지역 주민들 때문에 내 집 김장을 미뤄야 한다, 가는 날까지 고생을 시킨다며 비난을 늘어놓고 있다”고 했다.

한편, 수해 지역인 신의주시 당위원회에는 평양에 머물던 수재민들이 복귀한 뒤 본래의 삶을 되찾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 같은 중앙의 지시에 시의 일꾼들이 수재민들을 위한 월동 준비에 떨쳐나섰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지내던 수재민들이 신의주에 내려왔을 때 당장 먹을 식량은 물론 땔감을 비롯한 여러 월동용 자재들을 마련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똑같이 수해를 당하고도 평양행 대상에 오르지 못하고 현지에 남은 신의주 수재민들은 “우리는 죽을 만큼 고생하면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평양에서 실컷 먹고 놀다가 오는 사람들을 위해 손님맞이를 요란하게 하는 모양새가 참 꼴불견”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