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닭공장 실례로 들어 김정은 지도력 띄우는 北

"식의주 문제 해결에서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선전…와닿지 않는 주민들은 코웃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설한 광천닭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월 8일 보도했다. 이번 현지지도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군민(軍民) 대상 강연자료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과 지도력을 치켜세우며 민심 다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건설된 광천닭공장을 본보기로 제시해 김 위원장의 치적을 부각하고 있다.

5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월 배포한 강연자료에서 ‘인민들과 군인들의 식의주 문제 해결에서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해서’ 강조하면서 광천닭공장을 하나의 실례로 들었다.

북한은 해당 자료에서 광천닭공장을 ‘우리나라 가금부문 현대화의 표준, 본보기’라고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인민들과 군인들에게 닭고기와 닭알(달걀)을 풍족하게 먹이기 위해 현대적인 광천닭공장 건설을 몸소 발기하고 설계부터 자재, 자금보장에 이르기까지 대책을 다 세웠다”고 추어올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현대적인 닭공장들이 평양시와 각 도들에 하나씩 일떠서면 집집마다 닭고기와 닭알을 먹고 싶을 때 먹게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재 광천닭공장에서 생산되는 닭고기와 닭알은 ‘원수님(김 위원장)의 사랑의 결과물로’ 잘 포장돼 평양시와 군수공장 등 주요 지역, 단위로 향하고 있다”면서 “그 외에도 광천닭공장에서 나온 닭고기나 닭알을 공급받았다고 하는 곳들이 있는데 가다 한 번씩 선물로 내려지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공급이 되더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은 아니다 보니 주민들은 이를 시장에 내다 팔아 필요한 생활용품을 사거나 생계에 더 필요한 식량을 사는 데 보태고 있는 형편이라는 전언이다.

현재 황해북도 사리원의 시장에서 닭고기는 1kg에 4만 5000원, 달걀은 한 알에 15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닭고기가 돼지고기보다 비싸고, 달걀 두 알이면 강냉이(옥수수) 1kg 가격에 맞먹으니 광천닭공장에서 생산된 것이 공급으로 내려져도 시장에 내다 파는 게 보편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식의주 문제 해결에서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선전하는가 하면, 어디까지나 ‘앞으로 현대적인 닭공장들이 평양시와 각 도들에 하나씩 일떠서면’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낙관에 찬 전망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 주민들은 강연자료 내용에 코웃음을 치기도 하고, 반신반의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닭고기나 달걀은 아직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나 구경할 수 있는 음식이라 많은 사람들은 현실적이지 않은, 와닿지 않은 강연자료 내용을 비웃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광천닭공장에서 한해에 닭고기 천수백t, 닭알 천수백만 알이 생산된다고 하니 직접적으로 와닿는 건 없어도 풍년처럼 보여서 금방 다가올 지척에 있는 것으로 느끼고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광천닭공장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단위로, 그는 올해 초 딸 주애와 함께 이곳 공장을 방문해 “자동화, 과학화를 최상의 수준에서 실현한 광천닭공장은 철두철미 우리 당이 바라고 요구하는 자부할만한 시대적 본보기”, “현대화를 지향하는 모든 단위들이 도달해야 할 목표를 명백히 제시한 훌륭한 기준으로 된다”며 대만족을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