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꽃게잡이 한창인데 가격 폭락…선주도 일공도 한숨

1kg에 10달러 하던 것이 올해는 3달러…웃돈은커녕 약속 받은 금액의 절반도 못 받게 될 형편

지난 2018년 7월 중국 지린성 옌지시의 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북한산 수산물. /사진=데일리NK

북한 서해안에서 가을철 꽃게잡이가 한창인 가운데, 꽃게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져 꽃게잡이 하는 주민들의 근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철 쏠쏠한 돈벌이 수단이었던 꽃게잡이가 올해는 밥값도 충당하지 못하는 일거리로 전락해 실망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23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선천군과 철산군, 염주군 다사도 일대에서 가을철 꽃게잡이에 나선 어선 선주들이 올해 급락한 꽃게 가격 때문에 수익은커녕 재료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다.

소식통은 “그동안에도 봄 꽃게보다 가을 꽃게 가격이 낮긴 했지만, 보통 kg당 10달러 정도였던 것이 올해는 고작 3달러에 불과하다”며 “꽃게잡이 어선 선주들은 이 가격으로는 일공(아르바이트생)들을 먹일 밥값 벌이도 힘들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본래 꽃게잡이는 북한에서 실속 있는 돈벌이 중 하나로 꼽히지만, 올해 가을에는 예년에 비해 꽃게 가격이 너무 떨어져 꽃게잡이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꽃게 가격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여기(북한)서 잡아들이는 꽃게는 대부분 중국 시장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꽃게 가격은 중국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며 중국 시장의 꽃게 가격 하락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품질 좋은 꽃게는 바다에서 바로 중국 상선에 넘긴다”며 “여기 장마당에서 어쩌다 구경할 수 있는 꽃게는 크기와 질이 떨어져 수출로 나가지 못한 것들 뿐”이라고 했다.

북한의 꽃게잡이 어선 선주들은 통상 국가의 승인하에 중국 측과 계약을 맺고 어업활동 자재와 어업활동 기간의 식량, 부식물 등을 선투자받은 후 꽃게가 잡힐 때마다 넘기는 방식으로 대금을 치른다. 대금은 비용을 투자한 중국 측에서 제시한 꽃게 단가에 맞게 치르는데 올해는 중국 측에서 꽃게 단가를 워낙 낮게 잡아 이윤을 남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더욱이 중국 시장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품목에 포함돼 있는 북한산 수산물을 대놓고 판매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알려져 이 역시 북한산 꽃게 가격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을 한철 돈벌이를 위해 꽃게잡이에 뛰어든 주민들은 걱정과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소식통은 “평안북도 서해안 지역에는 꽃게가 많이 잡히는 봄철에는 3개월, 가을철에는 2개월 정도의 기간을 계약하고 일공벌이에 나서는 주민들이 많다”며 “보통은 숙식 보장에 한 달 중국 돈 100위안을 약속받고 꽃게가 많이 잡혀 벌이가 좋으면 선주들이 여기에 웃돈(성과급)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일단 꽃게잡이에 나선 동안 배 안에 들어간 것은 남는 것이나 다름없고 ‘꽃게잡이가 대박이 나면 웃돈을 많이 받을 수 있겠지’하는 기대로 일공벌이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에도 많은 주민이 기대를 품고 꽃게잡이에 나섰으나 꽃게 가격이 하락해 웃돈은커녕 약속된 돈마저 못 받게 될 것으로 보여 약속받은 돈의 절반만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