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무인기 침투 주장 北 ‘결의모임’ 열어 대남 적개심 고취

외무성 중대 성명 발표 다음 날 결의모임 진행…"이 한 몸 총폭탄 되겠다" 과격 발언 터져 나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2일자 1면에 ‘주권사수, 안전수호의 방아쇠는 주저없이 당겨질 것이다’라는 제목의 외무성 명의 중대 성명이 실린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내부가 크게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은 이번 사건을 천인공노(天人共怒)할 한국의 만행이라 주장하고 규탄하면서 결의모임을 통해 내부 결속에 나서 주민들의 적개심을 한껏 고취하는 분위기다.

1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양 무인기 침투와 관련한 ‘중대 성명’을 발표한 다음 날인 12일 오후 2시 신의주 소재 락원기계연합기업소에서 전체 종업원들이 참여한 결의모임이 열렸다.

이 결의모임은 전날(11일) 오후 발표된 ‘주권사수, 안전수호의 방아쇠는 주저 없이 당겨질 것이다’라는 제목의 외무성 명의 중대 성명을 바탕으로 종업원들의 대남(對南) 적개심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전언이다.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국가를 위해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청년, 근로자들의 투지와 열의를 불러일으켜 내부 결속을 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것.

소식통은 “수도 평양의 중심구역까지 무인기가 침투됐다는 것을 알게 된 종업원들은 크게 충격을 받고 진짜 전쟁하는 것 아니냐고 술렁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결의모임에서는 “우리는 준비돼 있다”, “명령만 내리시라”, “이 한 몸 총폭탄이 되겠다”라는 등 과격한 발언들이 차 넘쳤다고 한다.

이밖에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조선이 없는 세계는 있을 수 없다고 하셨다. 세계가 없는 날은 있어도 우리가 지는 날은 없을 것이다”라는 등 전의를 불태우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의모임으로 인해 현재 내부는 마치 전쟁이 임박한 듯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실제로 몇몇 주민들은 전쟁을 너무 가볍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라며 “전쟁이 무엇인지, 전쟁으로 인해 차례질 현실이 어떤지 고민 한 번 하지 않은 듯한 발언들은 그동안 수도 없이 선전한, 증명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국방력에 대한 뜬 말만 믿고 ‘우리는 절대적으로 이긴다’는 터무니없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렵고 힘든 생활이 미 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세력인 괴뢰한국 때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 잃을 게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기(북한)에 많다”면서 “전쟁이 가져올 암담한 현실 같은 것을 한 번 고심해볼 삶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국가의 선전선동에 세뇌된 맹목적인 답들을 줄줄이 늘어놓고 있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지난 3일, 9일, 10일 심야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은 이튿날인 1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렸고, 이를 접한 북한 주민들의 격앙된 반응이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신문에 소개됐다.

그런가 하면 신문은 16일 “신성한 우리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침범한 한국쓰레기들을 징벌하려는 멸적의 의지가 온 나라에 차 넘치고 있다”며 “14일과 15일 이틀 동안에만도 전국적으로 140여만 명에 달하는 청년동맹 일꾼들과 청년 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했다”고 선전했다.

북한이 이번 사안을 이례적으로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적대적이고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현 김정은 정권의 대남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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