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국경 지역에 수해복구 작업의 일환으로 고층 아파트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공사 현장에 투입된 돌격대원들이 안전모, 안전화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 하단리를 비롯해 중국과 맞닿은 국경 지역에서는 현재 1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소식통은 “고층 아파트 건설은 태양아파트처럼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하고 안에서도 강 건너가 보이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며 “실제 신의주청년역 앞에 세워진 수령님·장군님 동상 너머로 보이던 중국의 번화한 거리 풍경이 태양아파트 건설로 보이지 않게 됐는데, 이렇게 안과 밖의 시선을 가리려 이참에 검증된 방법인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층 아파트 건설을 맡은 돌격대원들 대부분이 현장 경험도 없고 안전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공사에 투입되면서 여러 가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은 대부분 안전모, 안전화 착용과 같은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상해 사고로 알려졌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하던 돌격대원이 위에서 떨어지는 낙하물에 머리를 맞아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안전화가 뭔지 개념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로 허술한 운동화를 신고 일하다가 못과 같은 날카로운 자재에 찔려 발을 다치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지난 5일 평양시 동대원구역 돌격대대가 맡은 하단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한 대원이 위에서 떨어진 작업 공구에 맞아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대원이 안전모를 쓰지 않고 일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쓰러진 대원이 잘 치료받고 있는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지 이런 소식은 없고 현장에는 안전모를 잘 착용하라는 지휘관들 잔소리만 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사고 후 돌격대 지휘부는 지휘관들을 불러 모아 총회를 열고 대원들이 안전 수칙을 지켜가며 일하게끔 제대로 지도·관리하지 않았다며 크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전모가 충분한지 조사해 부족분을 재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대원들이 작업 시 안전모 착용과 같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다만 소식통은 “안전모를 쓰지 않아 나는 사고보다 작업 신발이나 작업 장갑을 착용하지 않아 다치는 사고가 더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한번 공급하면 건설이 끝날 때까지 다시 공급할 일 없는 안전모보다는 계속 닳아 없어지는 작업 신발이나 작업 장갑이 진짜 필요하고 그런 것이나 잘 공급해줘야 한다”고 했다.
날카로운 물건에 찔리거나 긁혀 생기는 부상 사고는 제대로 된 안전 장비 착용만으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사고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고 장비 보장에 대해 별다른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