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침투 주장한 뒤 바로 평양에 비상경계 태세 발령

민방위대·노농적위대 비상소집 훈련 돌입…평양시 주민·학생에 "이상한 물건 발견하면 신고하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 국가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11일 한국의 무인기 침투 도발을 주장한 뒤 곧바로 평양 전역에 비상경계 태세를 발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11일 오후 8시 10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무성 명의의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뒤이어 평양시 전역에 비상경계 태세를 발령했다.

소식통은 “정부는 11일 밤 한국이 평양 중구역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상공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평양시 전체 기관·기업소, 공장들에 알리고 비상경계 태세를 갖출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는 이번 적들의 무인기 침투가 평양, 특히 중구역의 상공을 목표로 한 것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계시는 혁명의 수뇌부가 있는 중심부를 겨냥한 도발이라면서 매우 중대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인민군대와 민방위군, 노농적위군은 평양을 목숨 걸고 지키기 위한 전투태세를 완벽히 갖추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이에 평양 시내의 1급 기업소를 비롯한 모든 기관·기업소의 노농적위대를 비롯해 민방위대와 각 공장 보위대는 11일부터 비상소집 훈련에 돌입한 상태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훈련은 열흘간 진행될 예정이지만, 필요에 따라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이 미리 언급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은 평양 시내 모든 주민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며 전단 등 의심스러운 물건을 발견할 경우 절대 만지거나 확인하지 말고 즉시 보위부, 안전부, 인민반, 동사무소와 같은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또 평양시 인민위원회 교육부를 통해 모든 학교의 학생들에게 ‘이상한 물건을 발견하면 절대 만지지 말고 신고하라. 만지는 경우에는 문제가 크게 설 것’이라며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평양 시민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는데, 시민들은 북한이 남한에 대해 어떤 비난을 퍼붓든 크게 괘념치 않고 그저 순간적으로만 관심을 보이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부가 이렇게 엄격하게 대응해 나서고 엄중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주민들의 사상적 결속을 더 강조하는 속에서도 평양시의 주민들은 가족끼리 혹은 가까운 친구끼리 ‘남조선이 사람 안 태운 비행기까지 평양에 들여보내네’. ‘남조선이 발전하긴 했네’ 하면서 뒷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