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 시장 한 달간 운영시간 단축…장세는 그대로?

가을 농촌 총동원과 월동 준비 기간 고려해 10월 한 달 하루 3시간만 개장…도매상들 불만

북한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 한 택시가 시장을 가로지르고 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평안남도 인민위원회 상업국이 도내 모든 시장에 10월 한 달간 시장 운영시간을 축소한다는 공지를 내린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1일 “평안남도 인민위원회 상업국은 지난달 말 가을 농촌 총동원 기간과 월동 준비 기간에 맞게 10월 1일부터 11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시장 운영시간을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로 축소 운영한다고 도내 모든 시장관리소들에 포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재 평안남도 내 시장들은 오후에 3시간씩만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 인민위원회 상업국은 도내 모든 주민이 가을걷이에 떨쳐나설 수 있도록 시장 운영시간을 효율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시장 상인들에게 바짝 다그쳐 끝내야 하는 가을걷이 총동원에 잘 참여할 것과 출퇴근 시간을 규정대로 잘 지켜 질서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도 상업국의 시장 운영시간 축소 공지에 일부 상인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최근 주민 생활이 더 어려워지면서 장사가 잘 안 되고 있다”며 “그래서 몇몇 장사꾼들은 하루 종일 시장에 앉아있어 봐야 물건도 잘 안 팔리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가을걷이 기간에 만이라도 운영시간을 단축한 것이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시장 운영시간을 축소하면서도 장세는 기존과 동일하게 납부해야 한다는 요구에 불만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 상업국은 시장관리소들에 시장 운영시간이 단축돼도 장세는 반드시 받아 월 계획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식통은 “봄과 가을 농촌지원 시기에는 시장관리소들이 월 (장세 징수) 계획을 집행하기가 어려운 편”이라며 “농촌지원을 갔다가 오면 장사할 시간도 부족하고 짧은 시간에 장사도 그리 원만하게 되지 않아 상인들이 장세를 내기 전 집에 달아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평성시 도매시장의 상인들은 운영시간이 짧아 남포 등 타지에서 온 도매상인들과의 물건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며 불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들은 가을이라 해가 더 짧아져 도매해 가는 상인들이 불편해한다면서 도 상업국의 시장 운영시간 단축 조치에 의견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도 상업국은 운영시간 축소가 10월 한 달간만 시행되는 임시적인 조치임을 강조하며 상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