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 유심(USIM) 삽입이 가능한 중국산 디지털시계(스마트워치)가 유입되면서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통신사 유심을 장착해 통화, 문자 등 수발신이 가능한 일부 모델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신의주시에서 중국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유심이 장착되는 일부 중국산 스마트워치 모델이 밀수로 북한에 유입돼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단속기관에 뒤늦게 포착되면서 대대적인 단속과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본래는 블루투스 기능으로 휴대전화와 연동해 사용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해 유입된 것이지만, 중국 유심을 장착하면 통화, 문자, 위챗 등 외부와 독립적으로 통신도 가능해 국가 보안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국가 무역으로 중국산 전자기기를 수입할 때 중국 측 회사와 협의해 조선어 체계로 바꾸거나 북한 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기능들을 미리 차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별도의 사전 조치를 거치지 않은 중국산 전자기기가 밀수를 통해 북한에 유입돼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아무래도 밀수로 들여온 제품이 가격이 싸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며 “그런데 심카드(유심)를 꽂을 수 있는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계를 팔고 산 사람들이 단속에 걸려 큰일을 치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유심 장착이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가 단속되면 이유를 불문하고 회수당하고, 어떤 경우에는 보위부에 잡혀가 시계를 구매한 목적과 통화 기록, 외부와의 연결 여부에 대한 조사까지 받아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많은 주민이 중국어로 돼 있는 제품 설명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구입해 쓰는 것이 사실”이라며 “심카드를 꽂지 않고 블루투스 기능으로만 시계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돼도 심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시 되고 있다”고 했다.
외부와 연결 가능성이 있다는 잠재적인 위험 때문에 단속 기관이 유심 장착이 가능한 시계를 사용하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의주에서는 중국산 스마트워치를 판매하는 일부 장사꾼들이 시(市) 보위부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에게 시계를 구매한 주민들도 하나둘씩 적발돼 조사 대상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보위부는 체포한 장사꾼들에게서 판매한 제품 개수와 구매자들에 대한 정보 등을 캐묻고 유심 장착이 가능한 제품을 고의적으로 판매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시계를 구매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시계에 유심 장착이 가능한 점을 알리지 않고 녹음 등 기록 기능이 문제라는 식으로 에둘러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심카드를 꽂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에게 오히려 기능을 알려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를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