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중국산 스마트워치에 열광하는 北 MZ들…왜?

소식통 "화웨이 토크밴드 B7 없어서 못 팔 정도"…물질적 부 과시하려 고가의 사치품 사는 젊은층 ↑

최근 북한 내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화웨이 토크밴드 B7 제품. 이 제품은 본체를 분리해 귀에 꽂으면 이어폰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사진=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拼多多) 화면캡처

최근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물질적 부를 과시하기 위한 사치품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가의 중국산 디지털시계(스마트워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중국산 스마트워치 수요가 급증해 수입품 장사꾼들이 청년층을 타깃으로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화가 오면 시계 본체를 분리해서 귀에 꽂아 이어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웨이사의 스마트워치 ‘토크밴드 B7’ 제품이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은 중국에서도 다른 스마트워치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게 팔리는 고급형 제품인데, 현재 북한에서 1300위안(한화 약 25만원)이라는 고가에 팔리고 있어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높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수입하는 사람들이 화웨이 B7 시계를 한번에 100개 이상씩 요구하고 있다”며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기본적인 통화와 문자, 시계 기능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식통은 “가지고 있는 기능을 다 쓰지 않더라도 남들에게 내가 얼마나 잘 사는지를 보여 줄 수 있는 물건을 소지하고 다니는 게 유행처럼 되고 있다”며 “그래서 주로 20~30대 젊은 청년들이 이런 시계를 구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들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영상물을 보면서 눈이 높아져 자기 능력보다 비싼 물건을 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남한의 30분의 1에 불과한 159만원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북한 청년들은 고가의 사치품을 구매해 부를 과시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스마트워치 외에도 중국산 휴대전화 무선 충전기나 블루투스 스피커 등도 북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줄, 케이스, 거치대 등을 찾는 주민들도 증가하고 있어 중국산 휴대전화 악세서리 수입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 일각에선 젊은층이 자기 과시를 위해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소식통은 “당장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유로 사치품을 탐하는 분위기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한쪽에서는 배를 곯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유행에 따라가기 위해 능력도 되지 않는데 비싼 물건을 사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꼬집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