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가정에서 자녀들의 사상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들의 사상 이반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지난달 초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시·군 당위원회에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이하 반사·비사) 척결을 위해 자녀 교육을 강화할 데 대한 강연 자료를 하달했다.
이에 따라 각 기관기업소 당위원회와 여맹위원회 강연강사들은 현재 이와 관련한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강연자들은 “한국 영화와 연속극 등을 몰래 감춰 놓고 보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 학생들 사이에서 반사·비사 행위가 계속되고 있어 각 가정들에서는 자녀들이 썩어 빠진 자본주의 물이 들지 않도록 항시적으로 교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외부 문화와 정보를 갈망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욕구를 가정 교육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당조직과 청년동맹 등에서는 공개 사상 투쟁회와 공개 재판 등 온갖 처벌을 가하면서 아이들에게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말라고 위협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아이들은 보지말라는 영상에 더욱 목말라 한다”며 “새로운 것을 원하는 아이들을 무슨 수로 단속할 수 있겠냐”고 언급했다.
북한 당국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한국이나 서구 문화에 노출되는 일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상 이완의 우려가 커지자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 등을 잇달아 제정한 바 있다.
실제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3장 26조에는 ‘부모가 가정교양과 통제를 강화하여 자녀들이 불순출판선전물을 시청, 유포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자녀들에 대한 교육 교양을 무책임하게 해 반동사상문화범죄가 발생되게 한 경우 부모들에게 벌금형 처벌을 내리거나 심할 경우 부모와 자녀를 함께 추방시킨다는 내용도 적시돼 있다.
이런 가운데, 자녀들의 사상교육 강화를 주문하는 강연회가 진행되자 주민들은 젊은 세대의 사상 이완이 실제로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사상교양 강화와 관련된 강연회가 진행되면 강연자가 자녀 교육도 강화할 데 대한 얘기를 덧붙이는 정도였는데 이번처럼 자녀 교육에 대한 내용이 별로도 진행되기는 처음”이라며 “젊은 아이들의 사상이 자본주의적으로 물들어 있으니 이런 강연회가 이뤄지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