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한 대학이 재건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편입생들을 특별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돈을 주고 대학에 입학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차광수신의주사범대학은 지난 18일부터 3일간 편입 지원생을 대상으로 신체검사와 체력검정을 실시했다.
해당 대학은 신체 검사를 치르기 전 필답과 구술 시험을 원격으로 진행한 것으로도 알려졌으며 이 같은 시험을 통해 10명의 학생이 편입 허가를 받았다.
보통 북한 대학은 편입생을 거의 뽑지 않거나 많아도 2명 가량을 뽑는다. 이처럼 10명의 편입생이 한번에 선발된 사례는 흔치 않은 일로 평가된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차광수신의주사범대학은 현재 가교사를 재건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철거 작업이 시작돼 올 초 철거가 끝났다고 한다.
그러나 건축 비용이 부족해 본래 예정에 없었던 편입생을 모집하게 됐고, 급하게 편입생이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편입 합격자 상당수의 부모나 친척은 신의주 세관, 시보위국, 평안북도당 및 신의주시당 위원회 등 주요 기관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학교가 재건축 재원 확보에 도움을 받기 위해 선발 과정에서 학생들의 배경까지 조사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번 편입 합격생 중에는 지난 2월 시험에서 불합격했던 노동청년(고급중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한 청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청년이 대학 추천서를 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한번 떨어졌던 노동청년이 같은 대학에 다시 합격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 노동청년의 친척이 권력있는 간부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에 합격한 편입생들은 올 하반기에는 본 수업을 듣지 않고 별도의 예비 과정을 이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 2월부터 정식 수업에 참여하게 되는데 앞으로 6개월 동안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일반적인 편입생들의 수업 이수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자본주의적 시책으로 편입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정한 입학 과정을 통해 편입한 것이 아니라 돈과 권력을 이용해 편법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부 학생들은 이번 편입 과정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건물 재건축 비용을 후원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학생을 선발한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대학 학장이나 당비서를 비롯해 학교 간부들 입장에서는 현재 벌려놓은 공사를 하루 빨리 끝내야 하는 과업이 방대하다”며 “학교는 국가에서 건설 자재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니 학교가 알아서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 학교가 학생을 받는 것 이외에 어떤 후원을 받을 수 있겠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지원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사회주의적 교육자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이라고 해도 생존을 위해 돈이나 권력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