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사관 관용 차량으로 인조 모발 제품 운송 중…왜?

운송비 상승에 북한 영사관 소속 소형 트럭 동원…부피 작은 눈썹·가발 등은 거뜬히 실어 날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이 다리는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연결돼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가발과 속눈썹 등 인조 모발 제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이 관용 차량으로 북중 간 수공업 관련 제품 운송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데일리NK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 차량들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오가며 물품을 운송하고 있다.

해당 차량들은 북한 주민들이 ‘빵통’이라고 부르는 소형 트럭으로, 북한으로 들어갈 때는 자재를 실어 가고 중국으로 나올 때는 완제품을 실어 나오고 있다.

이 차량들에 많은 양의 짐이 실리지는 않지만, 속눈썹과 가발 등을 가공하는데 필요한 자재나 완제품은 부피가 크지 않아 이 정도는 충분히 적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영사관 차량을 이용해 인조 모발 제품 운송을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부터이며, 현재까지 한 달 이상 영사관 차량으로 운송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중국 무역회사가 북한을 드나들며 인조 모발 제품 운송을 담당했으나 최근 들어 운송 비용이 크게 상승한 데다 중국 측 세관에서 북한으로 반출하는 물품에 대한 검역을 까다롭게 하고 있어 영사관 차량을 물품 운송에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외교 관례상 영사관 차량은 그리 꼼꼼하게 검사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운송비도 줄일 수 있고, 중국 측 세관에서 물품 반입이나 반출을 제지당할 일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영사관 차량을 이용한 물품 운송도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의 공식 무역 수출입 집계에 포함되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식통은 “영사관 차량은 검역 검사를 철저히 하지 않아서 아무런 짐 검사 없이 통과되기도 한다”며 “상당량은 공식 무역 집계에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북한 영사관 차량은 매일 신의주와 단둥을 오가며 인조 모발 제품을 운송하고 있는데, 여러 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하루 한 대의 차량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가로×세로 30cm 정도의 작은 상자 안에 눈썹을 가득 담으면 그거 하나에 3000위안(한화 약 56만원)의 이윤이 남는다”며 “눈썹이나 가발 관련 제품 운송은 큰 차량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영사관에 소속된 소형 트럭만으로도 인조 모발 제품의 원자재나 완제품 운송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북한이 영사관 차량을 이용한 인조 모발 제품 운송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일단 당장은 운송 비용이 절감되고 세관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계속해서 영사관 차량을 이용해 제품을 운송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북한 무역회사들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으로 영사관 차량을 통한 운송을 선호하고 있지만 중국 세관에서 이를 문제 삼으면 즉시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