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의주 지역 수해 복구 현장에 동원된 돌격대원들이 중국의 발전된 모습에 부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수해복구에 동원된 평안남도 속도전 청년돌격대원 여러 명이 정치부에 끌려가 비판서를 쓰고 있는데, 그 이유가 “중국이 정말 발전했고 저런 변화가 부럽다. 한 번 가서 살고 싶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현재 보위부 조사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내부 소식통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수해 피해 복구에 동원된 대다수가 당국의 접근 통제로 신의주나 의주에 방문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 강 건너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모습에 놀라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다.
신의주에서 마주 보이는 중국 지역은 1965년에 구(舊) ‘안동(安東)’에서 현재의 ‘단둥’으로 명칭이 변경된, 압록강 하구에 있는 인구 70만 명 도시다. 단둥시 주변 지역의 총인구는 240만 명에 달한다. 단둥 맞은편에 있는 북한의 신의주시 인구는 절반인 35만 명 정도다. 단둥시는 강가의 상업·주택지가 집중되어 번창한 데 비해 신의주는 낙후하고 뒤떨어진 모습이다.
따라서 이러한 발전된 중국의 모습을 눈으로 처음 본 돌격대원들이 자연스럽게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보다 잘나가고 발전한 모습을 부러워하는 건 ‘반동사상’이 아닌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북한 노동당과 보위부는 수해 복구에 동원된 돌격대원이 단둥시 쪽을 잠시 바라만 보아도 ‘일은 안 하고 나쁜 생각한다’고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17조(TV, 라디오를 통한 시청, 유포 금지)에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은 TV, 라디오 통로를 고정하지 않거나 고정해 놓은 것을 해제하여 불순 출판선전물을 시청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유포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제하고 있다. 이 또한 문제인데, 그냥 강 건너 풍경을 보고 느낀 점을 표현했다고 처벌하고 통제하는 건 더 없는 반(反)인권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북한 노동당의 사상통제는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 규약)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명백하게 침해하는 행위이고, 또 북한은 유엔 회원국이자 자유권 규약을 비준한 당사국으로 국제 인권 규범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21세기 중반으로 가는 현시대에 주민 알 권리를 무시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정보보다 이념 교육을 지속해서 강조하는 경직된 세상이 존재한다는 점은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변화를 바라는 마음까지 막으려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게 오히려 반동적 행위 아닐까.
북한 당국은 그 어떤 힘으로도 강물의 흐름을 막을 수 없듯이 변화를 갈망하는 주민의 마음은 아무리 강력하게 통제해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하루빨리 인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