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한 주민이 남한으로 넘어와 귀순한 사례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해당 소식이 북중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일부 국경 지역 주민들이 부러움을 드러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1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를 중심으로 남조선(남한)으로 귀순한 사람들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탈북에 성공한 그들을 못내 부러워하는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경을 전면 봉쇄하고, 이후에도 국경 지역에서의 불법 행위들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남한으로의 탈북에 성공한 주민들에 대한 소식은 국경 주민들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강력한 통제와 감시에 탈북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자신들의 처지와 비교하면서 탈북민들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국경 지역은 과거 국가적 명절이나 가족, 친지의 생일에 중국에서 ‘똘뚜’(케이크)와 ‘상소물’(여러가지 과일이 담긴 상자)을 구해 먹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을 정도로 밀수가 활발했고, 심지어 밀수를 업으로 하는 주민들이 하루 이틀씩 몰래 중국에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도 일상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경이 전면 봉쇄되고, 종식 후 현재까지도 세관을 통한 무역이나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국가밀수만 이뤄질 뿐 개인 밀수는 철저히 금지되고 있어 과거의 풍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에 국경을 넘어 탈북을 시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고 해야 하는 극히 위험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인천 강화도 앞 교동도 귀순(8일)과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작전지역 귀순(20일) 사건은 북한 국경 지역 주민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귀순 사건을 소문으로 접한 양강도 혜산시의 일부 주민들은 “우리는 아무리 가고 싶은 마음이 커도 기회조차 없는데, 바다 쪽은 출구라도 있다”, “간(탈북한) 사람들처럼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는 “밀수를 못 하게 되면서 국경 주민들은 심각한 생계난을 겪고 있으며, 실지(실제) 코로나 전과 현재를 비교하면 주민들 생활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크다”며 “사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는데 단속과 통제는 강화되니 탈북을 갈망하는 분위기는 점점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바다와 전연(전방)지대로 탈북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주민들은 ‘이제는 강원도나 황해남도로 이사를 가야겠다’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여기(북한)를 떠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게 요즘 사람들의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0일 새벽 북한 군인 1명이 군복을 입은 채 강원도 고성 동해선 인근 오솔길을 따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도보로 귀순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는 지난달 8일 북한 주민 1명이 한강 하구 남북 중립수역에 물이 빠진 틈을 타 걸어서 넘어오는 사건이 있은 지 12일 만에 벌어진 일이라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