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머무는 수재민 영양실조 퇴치 지시…”끝까지 잘 돌봐야”

지방 당 기관들에도 "가을에 집 돌아가 먹고살 식량과 땔감, 김장 등 월동 준비 도와라" 당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월 30일 평양에 체류하는 수해지역 학생들이 만경대, 청년운동사적관, 낙랑박물관 등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수해지역 주민들은 평안교예극장에서 종합교예공연을 관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현재 평양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들의 건강 상태를 염려해 영양실조 퇴치 사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중앙당은 평양에 올라와 임시 거주하고 있는 수재민들 대부분이 여위고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원인이 영양실조에 있다고 분석하면서 지난달 말 평양시 당위원회에 이들의 영양실조를 퇴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평양시당은 평양시 내 각 구역 당위원회는 물론 현재 이들이 머무르고 있는 4·25여관 당위원회에도 수재민들의 영양실조 퇴치에 적극 나설 것을 호소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당은 이번 지시에서 “‘국가의 친정이나 마찬가지인 수도에 온 지방 주민들이 마음 놓고 생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어버이 사랑이 담긴 말씀을 명심하고 수재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이 모두 회복되도록 마지막까지 잘 돌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수재민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 건강검진에서 많은 이들이 영양실조로 진단된 내용과 크게 달라진 생활환경에서 갑자기 건강이 더 나빠진 일부 수재민들의 사례를 밝히면서 이들에 대한 건강지원사업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재 평양에 머무르고 있는 수재민들 대부분은 지방의 어려운 경제적 여건에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살아온 주민들로, 고기 같은 단백질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들을 섭취해본 경험이 적어 새로운 환경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영양실조 상태에서 기름기 있는 음식을 갑자기 많이 섭취하게 되자 설사나 알레르기 등의 증세를 보이는 수재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중앙당은 평양시당을 통해 평양시 각 구역의 당 기관들이 평양시 의료 및 식품 공급 부문들과 잘 협의해 수재민들의 상태에 맞는 약품과 건강식품, 영양가 있는 음식들을 가족 같은 마음으로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평양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더욱이 중앙당은 수재민들이 가을에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갈 때 아프거나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도록 평양시가 수재민 건강 회복 사업에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소식통은 “중앙당은 지방의 당 조직들에도 지시를 내렸는데, 수재민들이 가을에 집으로 돌아가 먹고살 식량과 땔감, 김장을 비롯한 월동 준비를 걱정하지 않게 지방의 당 기관들이 맡아서 도와주라는 내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가을에 집으로 내려가 살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차곡차곡 준비해 놓도록 정부가 나서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건강관리를 잘하라’며 수재민들을 안심시키고 있어 수재민들이 감격에 겨워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