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기간 과도한 학생 동원 여부 총화…교원들 ‘분격’

중앙에 잘 보이기 위해 아래 단위 괴롭힌다는 불만 폭주…"학생 노력동원은 자기들이 시키면서..."

북중 국경 지역에서 포착된 트럭에 북한 학생들이 타고 있는 모습. 어디론가 동원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평안북도 정주시 인민위원회 교육부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정주시 내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여름방학 기간 중 지나치게 학생들을 불러내진 않았는지 총화를 진행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9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번 사업은 내각 교육성이 지난달 초 ‘여름방학 기간 학생들에 대한 과도한 학업 강요, 동원을 지양하고 건강한 신체 발달과 정신적 휴식을 도모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따른 총화”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휴식을 보장하라는 교육 당국의 지시가 제대로 집행됐는지를 평가하고 나선 것이지만, 학교는 시기마다 내려지는 각종 사회적 동원 때문에 방학 중에도 학생들을 불러낼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학생들은 방학에도 매주 토요일이면 등교해 담임 교원에게 숙제를 검사받고 주간 생활총화에 참여해야 하며, 김매기 전투를 비롯한 각종 노동에도 동원된다. 무엇보다 올해는 학교별로 요일을 정해 폭우 피해를 입은 농장들에 나가 논밭 정리는 물론 농장 살림집들의 환경정리를 도맡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학생들이 주 1회 정도만 나가면 됐지만 올해는 피해복구 명목으로 제기된 동원이 너무 많아 평균적으로 주 3회는 동원됐다”고 했다.

문제는 시 교육부가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교육성 지시 집행 여부 총화에 나섰다는 점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현장의 고충은 뒷전이고 중앙에 잘 보이기 위해 일종의 보여주기식으로 총화를 진행하면서 아래 단위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교육강령집행법은 ‘교육기관은 교육강령에 따라 방학을 계획적으로 조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교원들은 이 법대로 방학을 계획적으로 조직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그들은 방학 중 열흘간의 재교육(강습) 기간에도 학급에 할당된 동원 과제를 위해 인원을 맞추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시 교육부의 총화는 교원들의 불만을 자아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정주시의 어느 한 고급중학교 교사는 “하루가 멀다하게 학생들을 불러내야 하는 실정인데 총화를 한다니, 이건 등치고 간 빼먹는 짓이다. 내가 우리 집 텃밭을 가꾸려고 학생들을 불러냈느냐”며 불평했다.

특히 시 교육부는 이번 총화 결과에 따라 학생들을 과도하게 불러낸 것으로 평가된 담임 교원들은 맡은 학급을 내놓도록 하는 조치까지 검토하겠다고 해 교원들이 더 분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학교 교원들 속에서는 ‘시 교육부가 자기들의 낯내기를 하려고 이런 총화를 조직하는 것이다’, ‘학생 노력동원은 자기들이 시키면서 교원들이 학급을 내놓으라는 건 완전 억지다’라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학교장들은 교원들을 다독이면서 ‘이번 총화는 기본 학생들의 설문을 바탕으로 이뤄지니 담임 교원들이 학생들에게 상황 설명을 잘하라’고 당부하느라 진땀을 뺐다는 전언이다.

한편, 소식통은 “시 교육부는 이번 총화를 두고 ‘앞으로 학생들의 휴식권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교원들은 현실과는 아주 동떨어진 인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라며 비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