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유사시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일반 중등교육 부문에서 학생들에 대한 수영 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가운데, 올해 평양시 중학교 교원들에 대한 수영 능력 판정(평가)이 보통 때와 달리 엄격하게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중순 평양시 선교구역 리광수중학교에서 선교구역 내 중학교 교원들에 대한 수영 능력 판정이 진행됐다.
소식통은 “교원들에 대한 수영 능력 판정은 해마다 있는데 올해는 여느 때 없이 엄격하게 진행됐다”며 “괴뢰한국과 미국의 전쟁 연습이 강화됨에 따라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긴박한 정세가 그 원인”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성된 정세에 대응해 중학교 학생들의 수영 교육을 강화할 데 대한 교육성의 지시가 내려진 데 따라 올해 중학교 교원들의 수영 능력 판정이 전례와 달리 철저하게 집행됐다는 설명이다.
교육성 지시와 별개로 구역 당위원회 교육부에서도 학생들에 대한 수영 교육 강화에 관한 지시가 내려졌는데, 여기서 구역당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에서 인민군 군인들이 수영을 할 줄 몰라 후퇴 과정에 물에 빠져 사망한 일을 거론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판정 기준은 50m를 수영해 통과하는 것”이라면서 “그동안에는 교원 수영 능력 판정을 도외시하는 관행이 있어 판정 기관인 구역 인민위원회 교육 부서가 구역 내 책임성 있는 중학교 체육 교원을 선발해 그를 통해 형식적으로만 판정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구역 인민위원회 교육 부서에서 직접 집행했다”고 했다.
이전에는 구역 내 모든 교원이 학교 수영장에 모여 구역 인민위원회 교육 부서에서 내세운 체육 교원에게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평가하는 사람도, 평가받는 사람도 같은 교원이라 수영을 할 줄 몰라도 고급 담배 한 갑으로 슬쩍 넘어가는 일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구역 인민위원회가 직접 나서 교원들이 무더기로 불합격됐다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올해 교원 수영 능력 판정에는 구역당 교육부 일꾼까지 현장에 나와 요해(파악)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구역당 교육부에서 나온 일꾼은 불합격된 교원들을 향해 “교원들부터가 수영을 못 하는데 어떻게 학생들에게 수영을 제대로 배워줄(가르쳐줄) 수 있겠나.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지금 낙동강의 교훈을 잊었는가”라며 질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에 불합격된 교원이 속한 학교 교장과 당비서 역시 구역당과 구역 인민위원회의 추궁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선교구역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교육 부서는 올해 여름 방학 기간 진행된 학생 수영 수업과 관련해서도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수영장이 제대로 구비되지 못한 학교들에서는 대동강에 나가 수영 수업을 했는데, 구역당과 구역 인민위원회에서는 전에 없이 대동강에까지 나가 학생들에 대한 수영 수업 집행 정형을 엄격히 요해(파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긴장한 정세 속에서 유사시 학생들을 일당백의 병사로 준비시키는 과정의 일환으로 수영 교육이 여느 때 없이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