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간교화소도 폭우 피해…15시간씩 복구에 내몰리는 수감자들

별도 외부 지원이나 도움 없이 오로지 수감자들만 동원…폭염에 쓰러지고 작업 중 사고 당하기도

북한 정치범수용소
북한 수감시설 일러스트레이션. /일러스트=Adobe Firefly 생성

지난달 말 북한 북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자강도 여러 지역에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특히 심각한 피해가 보고된 자강도 성간군의 성간교화소가 외부 지원 없이 수감자들로만 복구 작업 나서면서 수감자들이 평소보다 더 강도 높은 강제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26일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사회안전성 교화국은 이달 초 성간교화소의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후 지난 10일 ‘교화소 내외의 피해 복구를 이달 말까지 빠른 시일 내에 자력으로 완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성간교화소는 수감자들을 무너진 담장 보수, 도로 복구, 침수된 농장 정리 등에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12~15시간씩 내몰고 있다고 한다.

수감자들은 평소에도 10~11시간씩 강제노동을 해왔는데, 피해 복구 작업까지 더해지면서 가뜩이나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때 더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북한 당국이 수해 지역의 복구 작업에 전 사회적 지원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교화소는 외부의 별도 지원이나 도움 없이 오로지 수감자들만 동원하고 있어 이들의 육체적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 성간교화소의 특성상 모든 복구 작업은 교화생(수감자)들만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교화생들이 극에 달한 노동 강도에 기진맥진해 쓰러지기도 하고 작업 중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 14일 교화소 담장 위 전기 철조망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감전 사고로 남성 수감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교화소는 ‘사고가 없게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것 외 별다른 안전 대책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울러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휴식도 없이 대낮에 야외 작업에 내몰리면서 더위에 지쳐 쓰러지는 수감자들도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교화생들이 쓰러지면 그늘에서 잠시 쉬게 하긴 하지만 머지않아 다시 작업에 투입한다”며 “지나다니며 외부 작업하는 이들을 본 한 주민은 교화생들이 뙤약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고 그늘에서 그런 그들을 지켜보는 안전원들의 모습이 마치 일제강점기 시절 지주와 머슴을 연상케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전했다.

이처럼 교화소 수감자들이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기본적인 생명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은 북한 당국의 구조적 인권 침해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로, 국제사회로부터 지적과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식통은 “15시간씩 일하는 교화생들을 감시해야 하는 안전원들도 힘들어 죽겠다며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일부 안전원들과 초병(사회안전군 사병)들도 폭염 속에 고달픈 복구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마치 수감자가 된 듯한 기분이라며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그는 “교화소는 교화생들의 이런 열악한 상황과 교화소 내 사건 사고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비밀엄수를 강조하며 입단속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