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에서 지내는 수재민 대상으로 긴급 건강검진 실시

16일부터 열흘간 결핵 등 전염병 검사 진행…먹는 문제 해결에 검진까지 받게 된 수재민들 '감격'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어린이들과 학생, 연로자, 병약자, 영예군인, 어린애어머니들 1만 3000여 명이 8월 15일 평양에 도착해 숙소에 입소했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몸소 숙소에 나와 여러 지역 수재민들과 상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현재 평양에 머무르고 있는 수해 지역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긴급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정부가 4·25여관에 머무르고 있는 지방의 수재민들 중에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환자들이 많은 것을 염려해 16일부터 전체 수재민 대상 긴급 건강검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평양의학대학병원을 비롯한 중앙의 주요 병원들이 이번 건강검진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지시해 병원 의료진들이 현재 수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숙소를 찾아 이동 왕진 형태로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정부는 이번 기회에 모처럼 혁명의 수도 평양에 온 수재민들 모두를 따뜻이 보살피는 것은 당과 정부의 책임이라면서 이들에 대한 건강 상태를 면밀히 검진할 것을 지시했다”며 “특히 의료시설도 변변치 못한 곳에서 생활하던 수재민들이 여러 질병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니 체계적으로 검사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검진에서는 결핵, 간염 등과 같은 전염병 검사가 중점적으로 진행되며, 옴진드기 기생으로 일어나는 피부병 등에 대한 검사도 부수적으로 이뤄진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수재민 건강검진은 열흘간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이번 수재민 건강검진이 평양과 생활 환경이 다른 지방주민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검사를 제대로 진행할 것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부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들은 빠른 대처가 필요한 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며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오지 않도록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고 즉시 대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지방에서 고생하던 수재민들이 평양에 올라와서 갑자기 기름진 음식들을 섭취하면서 설사나 소화기 장애를 겪을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처도 빠르게 하라고 지시를 내린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평양에 올라와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들은 중앙당에서 직접 나서 먹는 걱정을 덜어주고 있는 것에 더해 건강검진에 치료까지 받게 되자 감격해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다만 수재민들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무조건 지시에 따라 집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에 다소 답답함을 느끼는 모습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