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섭 신임 사회안전상이 “자리지킴이나 하면서 인민들의 생명 재산을 보호할 자신이 없는 분주소장들은 물러날 각오를 하라”며 기강 잡기에 나섰다. 취임 일성으로 우리의 파출소장격인 분주소장들의 책임감과 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방두섭은 지난달 말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압록강 홍수 사태로 경질된 리태섭의 후임으로 안전상에 임명됐다. 그가 부임하자마자 하부 말단 사회안전기관 책임자 기강 잡기에 나서면서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새로 된 안전상이 지난 4일 오후 사회안전성 지휘관(부서장급) 회의를 긴급히 열고 이번 큰물(홍수) 피해 기간에 자기 지역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 한 분주소장들을 문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방두섭은 “떨떨한 분주소장들은 자리를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전국의 분주소장들이 최근 폭우에 따른 피해 범위와 규모, 복구 진척 상황을 빠짐없이 보고하고 피해 복구 현장에서 두 팔을 걷어붙이고 일하라는 내용의 8월 안전성 행정 지시문을 각 도 안전국을 통해 전국 분주소들에 하달했다.
이번 행정 지시는 지난달 말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군 수해 피해 지역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회안전기관의 무책임성을 신랄히 비판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지난달 29일 관련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더이상 봐줄 수 없는 것은 바로 인민의 생명 안전을 담보하고 철저히 보장해야 할 사회안전기관의 무책임성, 비전투적인 자세라고 비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사회안전성이 재해위험지역의 주민 수조차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구조사업에 일시 혼란을 조성했고, 인민군이 실제 구조한 주민 수가 안전성이 장악통보한 수보다 훨씬 많았다면서 무책임성이 엄중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문제가 국가와 인민을 대하는 복무자세와 관점문제, 중대한 정치사상적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최고지도자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신임 사회안전상이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하면서 안전기관의 기강을 다잡고 나섰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번 지시에 대해 전국의 분주소장들은 이달 안전성 행정 사업의 중심이 큰물 피해 기간 완전히 무너진 사회안전기관에 대한 인민들의 믿음을 회복하고 조직의 기강을 최고로 올려세우는 데 있다고 보면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안전성은 이번 지시문에 자강도 성간군 읍 분주소장이 역할을 망각하고 수해 피해 기간에 술판을 벌여 처벌됐으며, 평양시 보통강구역의 한 동 분주소장은 몸이 아프다며 피해 현장에 나가지 않고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다 철직됐다는 사례를 언급해 분주소장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한다.
한편, 소식통은 “안전성은 전국의 사회안전기관, 특히 분주소장들이 이번에 수해 피해를 본 인민들에게 천번 만번 사과할 것을 명령했다”며 “또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분주소장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안전기관의 기강을 바로잡겠다고 해 분주소장들뿐만 아니라 안전원들까지도 모두 벌벌 떨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