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여군 10명 중 2명꼴로 입당…’뽄트’ 축소에 근심

코로나 때 당원증 반납 사례 증가하자 입당 기준 강화…"입당도 못 하면 입대 기피 여성 많아질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5492군부대 관하 여성중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19년 11월 25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당국이 제대를 앞둔 여성 군인들의 입당(入黨) 뽄트(할당)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입당하지 못하고 제대하게 될 여군들의 근심이 깊어졌다는 전언이다.

30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제대를 앞둔 여군들 가운데 입당한 경우는 10명 중 2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 여군의 80%가 입당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입당 비율이 1/4로 축소된 셈이다.

실제로 평안북도 염주군 8군단의 한 여성 중대에서는 올 상반기에 제대한 13명의 여군 중 단 3명만 입당에 성공했다.

또 황해남도에 주둔하는 4군단 산하 해안 여성 중대도 올해 제대하는 여군의 20%만 입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제대 여군들의 입당 비율이 대폭 축소된 것은 입당 기준이 한층 엄격해졌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코로나 시기 제대군인들의 당원증 반납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보고되면서 제대군인들의 입당 뽄트를 축소하고 입당 대상도 ‘알알이 쫄쫄하게’(철저하게)’ 심사하라 지시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당원은 수령이 바라는 곳에 목숨을 바칠 수도 있는 사람이 돼야 하고 당원증을 받으면 이를 둘도 없는 생명으로 간직해야 한다는 게 당의 뜻인데 코로나 시기에 생활이 빠듯해 당 생활에 적극 나서기 힘들다는 이유로 당증을 반납한 사람이 많았다”며 “이런 사실이 최고 사령관(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입당을 목표로 5~6년의 긴 군 생활을 성실하게 해온 여군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여군이 입당도 못 하고 제대하면 ‘뭐 하러 그렇게 고생하면서 군대 생활을 했냐’며 핀잔받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딸이 군 복무 중이라는 평안북도의 한 주민은 “군 생활만 잘해서는 입당할 수 없다고 해서 지난해에는 중대 교양실 꾸리기(꾸미기)에 필요한 도색감(페인트), 고사총 진지 보수에 필요한 철근과 용접봉까지 여러 가지 물자와 돈을 보냈다”며 “그런데도 딸이 입당을 못해서 허탈하다”고 말했다.

제대를 앞둔 딸을 두고 있는 황해남도의 한 주민도 “어차피 개도 안 물어갈 당증 쪼가리를 받겠다고 돈을 쓴 것을 생각하면 속상하다”며 “입당은 못 해도 되는데 군대 갔던 딸이 입당을 못 하고 왔다고 하면 ‘생활을 어지간히 못했나 보다’라고 여기는 주변 시선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여성 군인들의 입당 비율이 축소될 경우 군에 입대하기를 기피하는 여성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여군으로 입대하는 사람들은 출신이나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입당이라도 해보려고 군대에 가는 것인데 군사 복무 후에도 당원이 될 수 없다면 당연히 군에 가려는 여성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