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쓴소리’에 양강도 인민위원회에도 검열의 칼날이

삼지연시 방문 때 치하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도내 일꾼들 허탈·긴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월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삼지연시 건설사업 전반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12일 삼지연시 개발 현장을 현지지도하며 쓴소리한 것과 관련해 양강도 인민위원회가 중앙검찰소의 검열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도 인민위원회에 대한 중앙검찰소의 집중검열은 15일부터 시작됐다”며 “도 인민위원회 전체 부서가 모두 검열 대상이 되고 있어 인민위원회 내부뿐만 아니라 도내 전체가 무거운 분위기에 있다”고 전했다.

삼지연시 개발은 시(市)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道) 역시 책임지고 나서야 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양강도 인민위원회도 검열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는 삼지연 관광지구 개발을 국가적인 건설로 밀고 나가는 과정에 해법이 없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하나하나 해왔으나 이번에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적으로 검열을 받게 된 것”이라며 “더욱이 이는 이미 국가가 승인한 설계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 사실상 도의 문제는 아님에도 검열을 받게 돼 일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도 일꾼들은 삼지연 관광지구 건설로 원수님께 만족을 드리려고 온갖 심혈과 노력을 다 기울였고 이번 방문에도 내적으로는 치하의 말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결과는 오히려 심각한 검열을 초래해서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중앙검찰소는 검열에 앞서 도 일꾼들의 일본새를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짚고 하나 하나 지적하고 끄집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혀 현재 도내 일꾼들 속에서는 “역대 최악의 검열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이번 계기에 일꾼들에 대한 정치사상적 검토도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굉장히 긴장해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중앙검찰소의 검열은 한 달간 지속될 예정”이라며 “이 기간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조사가 다 종료된 후에는 중앙에도 결과가 보고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 중앙에서는 이번 검열이 삼지연 관광지구 건설 사업의 지연을 해결하고 관련 일꾼들의 업무 효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이자 높은 수준의 관리 감독을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김 위원장의 삼지연시 현지지도 사실을 전하면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건설과정에 발로된 지도일꾼들의 무책임성과 그로 인하여 산생된 일련의 엄중한 편향들에 대하여 강하게 지적하시고 필요한 조치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건설감독기관의 직무태만을 심각히 비판했는데, 이와 관련해 국가건설감독상과 국가건설감독성 부상의 권리를 정지하고 법기관에 즉시 넘겨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또 삼지연시 건설지휘부 준공검사위원회 성원들을 전원 사업정지시키고 건설부문 정치그루빠 책임자로 있는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강직하도록 하는가 하면 내각 부총리와 국가설계기관 책임일꾼들의 사업 능력도 재검토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