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중국에서 한국행을 시도하던 탈북민 10여 명이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은 “이달 초 한국에 가려고 나섰던 탈북민 10여 명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국경 쪽으로 향하던 중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번 체포는 무리에 속해 있던 한 탈북민 여성의 중국인 남편이 공안에 신고하면서 이뤄졌다.
이 여성은 중국인 남성과의 사이에 낳은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 가기 위해 살던 집에서 도망쳐 나왔는데, 중국인 남편은 여성과 아이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즉시 공안에 신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안은 바로 추적에 나섰고, 결국 이 여성과 함께 있던 다른 탈북민들까지 모두 체포돼 현재 감옥에 구류된 상태라고 한다.
현재 이들의 상황은 중국 내 탈북민들에게도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체포 소식을 전해 들은 탈북민들은 ‘하필이면 지금처럼 위험하고 민감한 시기에 떠났나’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이렇게 많은 인원을 한 번에 모집한 브로커가 나쁘다. 돈벌이를 위해 탈북민들의 안전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등 브로커를 비난하는 말을 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에 체포된 탈북민들 모두 북송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공안도 조용히 살면 아무 일 없겠지만 한국에 가거나 여러 가지 형태의 범죄를 저지르면 아무리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도 없고 무조건 북송이라고 강조하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내에는 한국행은 이유 불문 무조건 북송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실제로 올해 초부터는 한국에 가려다 단속된 탈북민들이 북송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탈북민들도 한국행하다 단속되면 북송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적잖은 이들이 갈수록 높아지는 중국 당국의 감시와 통제, 불안과 공포가 지속되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서라도 한국에 가려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지난 17일 중국 랴오닝(遼寧) 차오양(朝陽)시에서 공안이 탈북민들의 휴대전화에 얼굴을 인증하는 앱을 설치하는 사업을 시작하며 감시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中 공안, 얼굴 인증 앱 도입하고 탈북민에 ‘인증샷’ 요구)
아울러 소식통은 “감시가 강화되는 것도 있지만 앞으로 한국으로 가는 길이 영영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금이라도 한국에 가겠다는 탈북민들이 있다”며 “중국에 있으면 평생 신분 없이 사는 곳을 마음대로 벗어날 수도 없고 아파도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니 ‘한 번밖에 없는 인생 이런 감옥 같은 생활을 할 수 없다’며 위험천만한 한국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탈북민 10여 명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죽음을 감수하고서라도 한국에 가겠다 결심하고 브로커들과 연락해 날짜까지 잡았던 탈북민들이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전화까지 차단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브로커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