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남도에서 지난 3월부터 공장·기업소별로 기술혁신소조를 꾸려 농촌에 파견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농촌에서 이용되는 뜨락또르(트랙터)나 모내는 기계들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앞서 도 차원에서 기계 공장이나 기타 기업소들의 기능공들로 기술혁신소조를 꾸려 농장에 내려보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각 공장기업소에서는 직맹(조선직업총동맹)과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의 추천을 받아 입당 대상자들 중에서 농장 파견 인원을 선발했다”며 “이들이 뜨락또르나 모내는 기계를 비롯해 여러 가지 농기계들을 수리해 가동시킨 실적에 따라 정치적 평가를 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직맹원과 청년동맹원 가운데 체제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 입당 대상자들을 농촌에 파견하고, 현지에서의 성과를 입당 심사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다만 실제 기술혁신소조로 농촌에 파견된 입당 대상자들은 시일이 지나면서 “입당은커녕 계속 농장에 남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 순천탄광기계공장 소속 직맹원 40대 남성 김모 씨(가명)는 지난 4월 기술혁신소조에 선발돼 평안남도 순천시 내남농장으로 파견됐다. 공장 직맹위원회에서는 농장에 나가면 곧 입당 문건을 쓰게 될 것이라고 김 씨를 설득했지만 석 달이 넘도록 연락이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 씨는 앞서 해당 공장의 청년동맹원 2명과 함께 기술혁신소조로 농장에 나왔는데, 고장 난 트랙터를 수리해달라는 농장의 부탁을 받은 그는 소조의 책임자로서 청년동맹원들에게 필요한 부속품을 구해 오라는 과업을 주고 집으로 보냈다고 한다.
농장에 혼자 남아 간단한 기계를 고치고 있던 김 씨는 공장의 동료들로부터 부속품을 구하러 간 청년동맹원들이 본인들 대신 다른 사람이 파견되도록 공장 당위원회와 교섭하고 있고, 소조는 앞으로 계속 농촌에 남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더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
소식통은 “농장에 남게 되면 노동자에서 농민으로 신분이 바뀌기 때문에 김 씨의 자식들도 평생을 농촌에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입당을 위해 농촌에 나왔지만, 농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농촌 기술 역량 보충 명목으로 완전히 남게 될 것이란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에서 직맹을 내세워 농장에 모자라는 노력을 보충하기 위해 속임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다른 파견자들 속에서도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