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수입되는 중고 차량 색깔 흰색 일색…이유가?

"간부용 지정된 검은색 차는 와크 안 떨어져…계급제 따른 제한 얼마나 엄격한지 보여주는 사례"

양강도 혜산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 수입되는 중고 차량의 색상은 대부분 흰색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검은색은 간부용 차량 색상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25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여기(북한)서 검은 색깔의 차량은 간부용으로 지정돼 있어 중국에서 수입되는 일반 차량은 거의 다 흰색”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검은색 차량은 권력의 상징으로, 북한의 엄격한 계급제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즉, 검은색 차량은 간부들의 권위를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검은색 차량을 몰거나 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입되는 중고 차량의 색상도 거의 대부분이 흰색 계열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간부용으로 지정된 검은색 차량은 와크(무역허가증) 자체가 떨어지지도 않아 수입될 수가 없다”면서 “그래서 지금 국가 밀수로 흰색이나 회색, 밤색 차량만 들어오는데, 그중에서도 흰색 차량이 수요도가 제일 높다”고 했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 속에 수령 직계 가족의 이름과 같은 이름이 있으면 안 되고 다시 지어야 하는 것처럼 차량 색깔을 규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면서 “이는 우리나라(북한)의 계급제에 따른 제한이 얼마나 엄격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검은색 차량을 간부용으로 제한해 둔 당국의 규제에 불만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일부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간부들과 똑같은 기종의 차량만 아니면 되지, 색깔까지 통제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이 검은색 차는 탈 수 없게 제한하고 있는 나라는 이 지구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차를 소유하거나 소유하려는 주민들이 계속 늘고 있지만, 사회적 권력이나 권위를 반영한 차량 색상 규제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씁쓸함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