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황해남도 주민들이 돈벌이를 위해 거머리, 지렁이잡이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해주시를 비롯한 황해남도 전 지역 주민들이 거마리(거머리)를 잡는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국경 지역인 양강도의 밀무역자들이 거마리를 사들여 중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주시에는 마른 거마리를 전문적으로 거둬들이는 주민들이 있다. 이들은 양이 얼마든 죄다 사들이는데, 어느 정도 무게가 되면 양강도 국경 지역의 밀무역자들에게 팔아넘긴다.
양강도의 밀무역자들은 황해남도뿐만 아니라 함경남도 등 북한 전역에서 거머리를 사들여 중국에 수출해 이익을 챙긴다.
거머리는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나뉘며 현재 가격은 각각 1kg당 550위안(한화 약 10만 4000원), 380위안(약 7만 2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마른 거마리 100g이면 크기에 따라 38~55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국경의 밀무역자들이 거머리에 지렁이를 섞어서 수출하기도 해 주민들이 지렁이 잡이에 나서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렁이는 1kg당 가격이 10~20위안으로 거머리보다 훨씬 저렴하다. 밀무역자 입장에서는 거머리에 지렁이를 섞어 팔면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지렁이 단가가 거머리보다 낮아도 잡아서 넘기면 몇 푼이라도 벌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도 돈벌이를 위해 필사적으로 거머리, 지렁이 잡이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그래도 거마리나 지렁이를 잡아 넘기면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어 아이들까지 학교에 가지 않고 거머리 잡이에 나서고 있다”며 “거마리를 잡다가 자칫 잘못하면 피를 빨아 먹혀 살이 벌겋게 부어오르기도 하지만 하나라도 더 잡아야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아픔마저 잊고 거머리 잡이에 전력을 다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양강도 밀무역자들이 거머리 품질 기준을 크게 높이고 이전만큼 많이 사들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전에는 거마리 20kg당 지렁이 1kg를 섞어도 아무 문제 없이 중국에 팔려 돈이 넘어왔는데 지금은 중국의 검품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렁이가 조금이라도 발견되면 (대방들이) 물건을 아예 사지 않아 돈을 뽑지 못한다고 한다”며 “그래서인지 거머리 가격이 40~50위안씩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실정이 이렇다 보니 요새 거머리를 거두는 주민들도 소리가 날 정도로 바짝 잘 말라 있고 빛깔도 좋은 것들만 사들이고 있다”면서 “잡는 사람들이나 사는 사람들이나 돈 벌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