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량 늘어 짐 거간꾼 일감도 늘었지만, 뇌물 비용도 ‘쑥’

인맥 뚫기 위한 뇌물 비용 상승하면서 거간비 6만원까지 올라…권력자들 뒷주머니만 불어나

북한 자강도의 한 지역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코로나 종식 이후 북한 내부에 물류량이 늘어나면서 짐 거간꾼(운송업자)의 일감도 많아졌지만, 짐을 안전하고 빠르게 보내는 데 드는 비용도 그만큼 상승해 이윤을 남기기가 어려워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최대한 이윤을 남기려면 철도 부문 간부 등 권력자들과의 인맥이 무엇보다 중요해 짐 거간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뇌물을 더 써야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1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에서 평양, 평성(평안남도), 청진(함경북도) 등 ‘앞지대’로 보내는 짐 1개(50kg 기준)당 거간비(운송비)가 2010년대 초반에는 북한 돈 3만원이었다가 코로나 이동이 통제된 2022년 초까지는 4~5만원으로 늘었고, 코로나가 끝난 현재는 6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짐을 운반만 하는 구루마꾼(인력거꾼)들에게 드는 1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상 철도 부문 간부 등 권력자들에게 들어가는 뇌물 비용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짐 거간꾼들이 인맥을 쌓으려 소위 ‘뇌물 경쟁’을 하다 보니 평균 4~5만원을 뇌물 비용으로 쓰고 있어 결과적으로 거간비가 상승하고 권력자들의 뒷주머니만 불어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철도를 통해 부칠 수 있는 짐의 양과 수화물 발송 날짜 등은 철저히 ‘안면 관계’로 정해진다”면서 “권력이 있는 간부들과 연줄이 있어야 짐을 목적지에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짐 거간꾼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짐 거간꾼들은 서로를 주시하며 다른 사람의 인맥이 자기보다 힘이 있다고 느껴지면 그 줄을 잡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한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간부들은 가만히 앉아 더 돈을 내는 짐 거간꾼들 쪽에 서서 짐이 더 빨리 빠질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권력을 등에 업지 않으면 결국 운송업으로 돈벌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짐 거간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뇌물 비용을 더 써가며 인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인맥이 있으면 거간비에서 자기 몫으로 챙길 수 있는 액수가 그나마 늘어나니 짐 거간꾼들이 권력자들과 인맥을 뚫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안면이 약하면 짐을 부치고도 불안한 마음에 전화통을 붙잡고 여러 번 확인하거나 역전에 나와 기차 편성 등을 확인하기 일쑤인데 뒤를 봐주는 간부가 ‘큰 사람’(급 높은 간부)이면 그런 자질구레한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짐 거간꾼들이 50kg의 짐 5개를 매달 4번씩 정기적으로 보낸다고 하면 그래도 끼니 걱정을 조금 떨칠 정도의 돈은 벌 수 있다 보니 권력을 쥔 간부들과 안면을 트는 일은 짐 거간꾼들에게 그만큼 중요하고 필수적인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