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위성 및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기관인 국방과학원의 연구사(연구원)들은 열악한 급여와 처우로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로 인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시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최근 국방과학 부문 연구사들 속에서 ‘위성 발사에서 실패한 것은 그 무슨 기술적 착오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라 위성 발사의 직접적 담당자들인 연구사들에 대한 홀대에서 초래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북한의 국방력 강화 방침 아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방과학원 연구사들의 낮은 처우가 사기 저하로 이어지면서 연구와 기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과학원 연구사들에게 ‘당의 크나큰 배려’라고 내려지는 것이라곤 생활비(월급), 본인과 가족에 대한 식량 공급, 명절 공급이 전부인데, 그마저도 한 가족이 생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례로 아내와 2명의 자식을 두고 있는 국방과학원 연구사 A씨(50대 남성)는 하루 600g씩 한 달 평균 18kg의 본인 배급을 받고, 나머지 가족은 다 합쳐도 한 달에 30kg이 채 안 되는 식량을 배급받는다고 한다.
또 월급은 북한 돈으로 평균 30만 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서 각종 세금과 경조사비 등을 제하면 손에 쥐는 돈이 20만 원이 조금 넘는다. 다만 이 돈으로 모자라는 쌀이나 부식물을 사야 해 사실상 남는 돈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소식통은 “연구사들을 홀대하면서 지금까지 성능이야 어찌 됐든 하늘까지 도달하는 미사일을 만든 것이 기적”이라며 “일 시키는 것이 그냥 노예 노동 수준이라는 불만이 커가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연구사들의 주거 문제라고 소식통은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국방과학원의 또 다른 연구사 B씨(40대 남성)는 살림집을 배정받지 못해 10년 넘게 처갓집 단칸방에 얹혀살고 있다.
B씨는 “과학원 과장급 이상 간부들 위주로 살림집이 배정되다 보니 연구사들에게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 올해 부서에 나온 새집도 과장이 받기로 하고 연구사들에게는 한 채도 배정된 것이 없다”며 “오로지 연구 성과에만 관심이 있지 연구사들의 어려운 가정 사정은 누구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국방과학원의 젊은 연구사들 역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연구에만 내몰리는 형편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기술 진영의 기본 역량은 30~40대로, 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과학원에서 일반 연구사로 연구 사업을 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비(非)당원들이어서 나이가 들어도 연구사 직제에 머무르게 되는데 생활비나 식량 공급, 명절 공급은 직급에 따라 결정되므로 가장 낮은 대우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학원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대체로 위에서 임명장이 내려오는 사람들로 위탁으로 대학 공부를 마친 제대군인들이거나 인맥이나 돈으로 꽂히는 사람들”이라며 “결국 기본 연구 역량인 젊은 연구사들은 연구 사업에만 종사할 뿐 주요 공급이나 집은 과장급 이상 간부가 독차지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설사 젊은 연구사들이 성과가 있어도 그들에게 차례지는 것은 표창장 1장이고 집 배정과 같은 실제적 혜택이나 물질적 보상 역시 과장급 이상 윗선에서 다 해 먹는 것이 관행으로 돼 있다”며 “빈 종잇장이나 받자고 애써 연구 사업에 종사할 연구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