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확대되자 무역일꾼 검열…휴대전화 기록 샅샅이 훑어

밀수에 관여하지 않았는지, 중국 손전화로 사적인 통화를 하진 않았는지 등 철저하게 조사 중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를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차량이 넘어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당국이 무역회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검열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에 참여하는 지방 회사들이 증가하면서 해이해질 수 있는 무역 부분의 기강을 잡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지난달 중순부터 보위부가 외화벌이 기관의 무역일꾼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며 “보위부는 이들이 대외 사업 요강을 따르지 않고 밀수 등 불법을 저지른 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약초·광물 등을 밀수출한 자, 국가에 허가받지 않은 임가공 사업을 주도한 자, 북한 인력 수출에 관여해 온 외화벌이 무역기지장 등이 집중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소식통은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이용해 신원 미상의 대방(무역업자)와 연락한 사실이 확인된 무역일꾼들도 간첩죄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무역일꾼들이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해 중국 대방들과 연락하는 것은 무역 거래를 위한 당연한 행위지만, 당국이 휴대전화 기록까지 세세하게 검열하면서 이를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보위부는 “외화벌이를 한다는 구실로 불법으로 손전화를 사용하고 반사회주의 요소들을 우리 사회에 끌어들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휴대전화를 검열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한 이후 주민들의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데, 무역일꾼들도 예외로 두지 않고 이들이 공무에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시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북한 당국이 무역업자들의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면서 중국 대방과 이메일로 소통하는 일이 증가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무역일꾼들, 단속 극심해지자 손전화 대신 ‘이것’ 쓴다)

더욱이 북한 당국은 무역일꾼들의 중국 휴대전화에서 미심쩍은 통화 내역이 발견되는 경우 즉시 체포해 법적 처벌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손전화 통화 기록을 살펴보면서 상대 통화자의 신원정보까지 조사하고 있다”며 “무역을 위한 통화가 아니라 사적인 연락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 손전화를 회수하고 간첩죄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보니 북한 무역회사 분위기도 바짝 얼어붙고 있다.

소식통은 “간첩죄로 걸리면 뇌물을 써도 법적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며 “무역일꾼들은 혹여나 손전화 사용이 문제가 될까 두려워하며 중국 손전화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무역일꾼들은 어렵게 연결된 중국 대방과의 연락이 끊어지거나 무역 거래를 지속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