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탄원했다 학 떼고 이탈하는 청년들 속출…골머리 앓는 北

평안남도당, 이탈자들 찾아 설득해 돌려보내는 사업 착수…청년들은 처벌 엄포에도 복귀 거부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 건설장의 청년 돌격대원들. /사진=노동신문·뉴스1

험지에 자발적으로 탄원하는 애국 청년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북한 매체의 선전 보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학을 떼고 작업장을 이탈하는 청년들이 속출하고 있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 당위원회는 최근 건설장에 돌격대원으로 탄원했던 청년들이 현장에서 이탈해 주변 지역을 떠돌거나 고향으로 숨어드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자 이들의 행방을 쫓아 신병을 확보하고 설득해 다시 건설장으로 돌려보내는 사업에 착수했다.

북한은 주요 건설 현장들에 도별 돌격대의 건설 작업 수행 정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도표를 만들어 놓고 성과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 중 평안남도 돌격대의 실적이 뒤떨어지자 도당이 청년 돌격대원들의 이탈 문제에 직접 나섰다는 설명이다.

돌격대원으로 탄원했던 청년들은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늘 배가 고픈 상태에서 건설 작업에 혹사당하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몰래 건설장에서 뛰쳐나가고 있다고 한다.

어떤 청년들은 조금만 아파도 일을 하기 어렵다면서 병을 구실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또 어떤 청년들은 스스로 몸을 상하게 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건설장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청년들은 몸을 회복하고 다시 건설장으로 복귀하기보다는 장사 등 개인 돈벌이에 몰두하고 있으며, 특히 평성, 순천, 개천, 북창, 덕천, 양덕 등의 지역에서 이런 행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도당은 어렵고 힘든 혁명의 초소에 청춘의 아름다운 이상을 꽃피우겠다는 포부를 안고 탄원할 때는 언제고 벌써 낙오자가 이렇게나 많이 나올 수가 있느냐”며 “이달 말까지 어떻게든 낙오자들에 대한 대책을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당은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과 직맹(조선직업총동맹)이 안전부와 협력해 탄원자 명단을 대조하고 이탈자들을 찾아내 사상 교양으로 다시 건설장으로 복귀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만일 청년들이 돌격대로 나가기를 거부하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정치적·행정적 처벌을 내릴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경고도 하면서 어떻게든 다시 복귀시키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돌격대의 열악한 노동, 숙식 환경을 경험한 청년들은 다시 건설장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심지어 그 부모들까지 자식들을 감싸고 돌아 설득 작업에 나선 청년동맹·직맹 일꾼들과 안전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돌격대로 다시 가지 않으면 노동단련형으로 법적 처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자 일부 청년들은 아예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행적을 감추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